내용요약 정규직 5.5% 증가하는 동안 기간제 24.32% 증가
메리츠화재, 증가폭 가장 커...회사측 “공시지침 변경 때문, 실제 차이 없어”
7개 상장 손해보험사의 총 기간제 근로자 규모가 증가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지난해 손해보험업계의 기간제 근로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기간제 근로자가 감소 추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의 기간제 근로자수가 급증한 탓이다.

가장 많은 기간제 근로자 증가세를 보인 메리츠화재는 이에 대해 공시지침 변경으로 인한 착시일 뿐, 실제 기간제 근로자가 급증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삼성화재 역시 워라밸을 추구하는 단시간 근무인원의 증가로 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상장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현대해상·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NH농협손해)의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는 총 1만9608명으로 전년 대비 5.5%(1034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기간제 근로자는 24.32%(408명)나 늘었다.

일반적으로 근로계약 기간에 정함이 없는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분류된다. 손보업계에서 고용형태가 안정적인 정규직이 5.5% 증가하는 사이, 기간제 근로자는 24.32%나 증가한 것이다. 증가율로만 보면 5배에 달하는 수치다.

회사별로는 메리츠화재가 2018년 3분기 대비 기간제 직원이 1282.35%(654명) 증가한 7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화재도 2018년 3분기(317명)보다 34%(108명) 늘어났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공시지침이 변경되면서 2018년 공시에는 빠졌던 미등기임원, 상담직, 단순계약직 등이 지난해부터 포함됐다”며 “이 때문에 공시 상으로는 기간제 근로자가 급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2018년과 차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기간제 인원이 증가한 원인은 단시간 근무 인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간제 근로자에 포함된 단시간 근로자의 경우에는 하루에 6시간을 근무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화재는 2018년 3분기 남성 기간제 근로자가 32명에서 2019년 3분기엔 7명으로 줄었지만 같은기간 여성 단시간 근로자는 121명이나 증가한 269명이 되면서 전체 기간제 근로자가 늘어났다.

두 회사를 제외한 손보사들은 기간제 직원이 줄었다.

현대해상이 2018년 3분기(436명)보다 39.44%(172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 뒤로 NH농협손보가 -28.51%(69명), 한화손보 -21.68%(49명), 롯데손보 -21.05%(56명), DB손보 -5.75%(8명) 순이었다.

특히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으로 출범이 늦었던 농협손보의 경우에는 전체 직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비정규직 비중은 전년 분기(32.61%) 대비 9.01% 감소한 23.60%였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보험업권이 타 금융권에 비해 비정규직 규모는 작은 편”이며 “상대적으로 최근에는 대규모 희망퇴직 같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다른 업권보다 적었던 점도 정규직 증가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직원을 대상으로 정규직화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신입 채용을 유지해 비정규직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정규직 증가폭도 가장 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8년 3분기 대비 정규직이 562명 증가했다. 또한 삼성화재(173명), 현대해상(122명), DB손보(118명), NH농협손보(60명), 한화손보(59명), 롯데손보(32명)도 정규직이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특성상 상담직군 직원이 상당수가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되는데 이들이 2년 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된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직접고용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정규직 수가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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