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보자들’ 화제
산부인과 의사, 양수색전증 주장
'제보자들' 출산 중 과다 출혈로 사망한 임산부에 대해 유족이 산부인과 원장에 의혹을 제기했다./ KBS '제보자들' 캡처

[한스경제=박창욱 기자] 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가 출산 중 2000cc의 출혈이 있었지만 산부인과 측은 과다 출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9일 방송된 KBS2 시사교양프로그램 '제보자들'에서는 '출산 9시간 만에 사망한 아내, 그날의 진실'이 전파를 탔다.

이날 남편 정성훈 씨는 故 김민경 씨가 통증을 느껴 함께 산부인과를 찾았다. 김 씨는 당시 자궁이 약 4cm가량 열려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분만실로 들어갔고, 2분 만에 급속 분만을 했다. 때문에 아이도 저체중으로 태어났다.

문제는 출산 30분 후였다. 산모의 질 출혈이 심각한 상태였지만 정 씨는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를 이송해야 했기 때문에 아내의 상태를 알지 못했다. 그는 "그때까지 산모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없었다. 그래서 후회된다. 아무 말도 없었기 때문에 괜찮은 줄 알았다"고 말했다.

남편이 상급 병원으로 가 있는 동안 김 씨의 출혈은 계속됐다. 결국 김 씨는 수술실로 이동됐다. 당시 의무기록지에 따르면 의료진은 거즈 4장으로 출혈 부위를 압박했다.

병원은 정 씨에게 일절 설명이 없었고 김 씨는 상급병원으로 이송 후 3시간 만에 사망했다.

이에 가족들은 의혹을 제기하며 병원 원장에게 입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원장은 오히려 자신들이 지금 피해를 보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그는 "환자가 다 떠나서 은행에 빚내서 당분간 병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김민경 씨가 급속 분만으로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자신의 병원이 없었으면 아기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책임이 1%도 없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 입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급 병원에서 진단한 사망 원인은 과다 출혈이었지만, 산부인과에서는 출혈한 만큼 수혈을 하고 거즈로 지혈을 했기 때문에 체내의 피가 부족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 오히려 자신들이 넣어둔 거즈를 뺀 상급 병원에게 책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김 씨의 사망이 과다 출혈이 아닌 양수색전증이 원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수색전증이란 분만 시 밖으로 나와야 할 양수가 반대로 산모의 혈관으로 들어가는 질병이다. 발병 시 혈관 내 응고 장애로 대량 출혈이 일어나며 호흡 곤란이 오고 결국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김민경 씨는 산소포화도 수치는 정상이고 호흡 곤란 증상도 없었다.

오히려 산부인과가 주장했던 약 500cc의 출혈량 기록에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상급 병원의 진료기록에 따르면 김 씨의 출혈은 1500~2000cc로 추정됐다.

전문가는 "이 정도면 몸속 혈액량의 30~40% 정도 되는 양이다. 저혈량성 쇼크가 오는 게 맞다. 문제는 이 출혈량이 산부인과에서 발생됐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김민경 씨 몸에서는 응고된 다량의 핏덩어리가 나왔다. 이를 두고 전문가는 "이 말은 지혈이 됐던 게 아니라 출혈이 지속됐다는 걸 보여준다. 양수색전증보다는 출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에 의한 사망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창욱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