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엽기토끼 살인사건’ 용의자 몽타주 확보
‘엽기토끼 살인사건’ 성폭행 전과 2인조, 용의선상에
‘엽기토끼 살인사건’ 용의자 몽타주가 나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창욱 기자] 세간을 들썩이게 한 ‘엽기토끼 살인사건’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제보자가 등장했다.

11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두 남자의 시그니처 엽기토기와 신발장, 그리고 새로운 퍼즐’이라는 제목으로 신정동 연쇄살인?납치미수 사건을 재조명했다.

앞서 201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주택가에서 20대인 권모씨가 쌀 포대에 끈으로 싸여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5개월 뒤인 11월 범행현장에서 2㎞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40대 여성 이모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듬해 5월 신정역 근처에서 납치됐다가 도망친 박씨(가명)는 범행 현장이었던 용의자의 집 신발장엔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사건은 박씨의 증언을 근거로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이라 불렸다.

박씨는 자신을 납치한 남성에 대해 “눈썹을 문신처럼 했다. 키가 175~176㎝, 체구가 단단하다. 30대 중반”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몸을 숨겼던 신발장에 대해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었다”면서 “그 집에서 두 명의 남자를 봤고 또 다른 사람이 ‘네가 알아서 처리하라’고 얘기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사건은 해결되지 못했고 미제로 남게됐다.

그런데 한 제보자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을 찾았다. 군 제대 후 케이블 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강민석(가명)씨는 2006년 9월 신정동의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다가 박씨가 증언했던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은 신발장을 봤다고 했다.

강씨는 “끈이 많아 ‘포장 관련 일을 하시나 봐요’라고 물으니 얼버무리더라. 싸한 느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폐선을 달라고 하길래 안 된다고 했는데 몇 번을 요구해 3m가량 줬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강씨에 대한 최면수사를 진행했다. 최면수사에서 강씨는 “집에 노끈, 가위, 칼, 커터칼이 있다. 그 사람이 얼굴을 계속 안 보여준다. 살짝 들었는데 남자답게 생겼다. 그 사람이 가고 어떤 사람이 왔다. 아까 간 사람과 다르게 모자까지 벗고 선을 달라더라. 재미있게 생겼다. 눈썹을 갈매기처럼 그려놨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강씨의 최면을 바탕으로 몽타주를 그린 후 범인의 집을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그런데 부산에서 뜻밖에 소식이 들렸다.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의 용의자로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2008년 검거된 장모씨와 배모씨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거된 2인조 중 한 명은 신정동 1차 살인사건 피해자인 권씨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거주했다. 장씨는 12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며 배씨는 10년 형을 선고 받아 2018년 출소한 상태다.

배씨의 집을 찾아간 제작진은 바닥의 끈을 발견하고 “끈을 많이 사용하는 일을 하냐”고 물었다. 이에 배씨는 “전기 일을 하니까 전선 주워다 고물상에 많이 팔았다. 마대도 가져온 적 있다. 전선 담아야 하니까”라고 답했다.

배씨는 장씨에 대해 언급하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막노동을 하면서 장씨를 알게 됐다는 배씨는 오래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고 했다. “여자가 있다고 하면 같이 갔다”고 한 배씨는 “커터칼이 아닌 손전등을 들고 갔다. 나는 겁이 많아 사람을 죽이지도 못한다. 반지하 같은 데 살라고 해도 못 산다. 화장하는 거 되게 싫어한다”고 했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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