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음성 비서로 자리 잡은 AI 플랫폼, 활용도 높아져
국내 전자·통신업계, 글로벌 시장 확대 본격화 나서
구글 전시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2020에서 다수의 참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올해는 단순히 말이 통하는 스피커가 아닌 다양한 기기와 결합되는 형태로 진화하며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2020에서 참여 업체들은 AI 스피커를 통해 음성인식 서비스를 미디어·자동차·스마트홈 등에 적용하며 다양한 활용성을 뽐냈다. 먼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AI 플랫폼 ‘알렉사’와 자동차를 결합한 ‘에코 오토’를 비롯해 스마트홈 기기 ‘링’ 등을 선보이며 AI 스피커 시장 우위를 다졌다.

글로벌 IT 기업 구글 역시 자사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며 새로운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헤이 구글’이라는 명령어와 함께 다양한 언어를 이해하고 글을 읽어주는 서비스를 시작해 웹페이지 상의 짧은 기사나 글들을 이용자가 운전 중에도 들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텍스트를 42개의 다른 언어로 번역한 뒤 읽어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실시간 통역 기능은 문장 구조를 분석해 이용자가 보다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글로벌 영향력이 막강한 구글과 아마존은 자사 AI 플랫폼을 통해 CES2020에서 다른 전자업체와 파트너십을 늘려가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각각 자사 AI 스피커 ‘구글홈’과 ‘에코’를 다른 IT기기와 결합해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 전시장 /사진=SK텔레콤

국내에서도 이런 영향력을 인지하고 경계에 나섰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8일 본격화하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국내 ICT 기업들이 힘을 합치는 '초협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사장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의 만남에서도 AI 분야 협력을 제안했고 이에 고 사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를 삼성전자 냉장고에 넣는 것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카카오 등과도 협력해 각자의 단말에 AI 플랫폼을 복수로 지원하거나 AI 엔진을 통합해 공동 연구·개발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IX의 경우 이번 전시회에서 알람, 체온계, 가습기 등 7종으로 구성된 카카오프렌즈 홈킷을 선보이면서, 카카오의 AI 스피커인 ‘카카오 미니’를 비롯해 다양한 AI 스피커와도 연동하는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 AI 스피커인 ‘갤럭시 홈 미니’를 선보이면서 AI 플랫폼 ‘빅스비 2.0’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은 물론 적외선 리모컨을 사용하는 TV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연동되는 장점을 강조했다.

AI 스피커는 다양한 전자업체들이 자사의 AI 플랫폼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만큼 중요한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세다.

카카오프렌즈 홈킷 전시장 /사진=카카오IX

특히 가정이나 자동차 등에서 활용도가 높은 AI 스피커는 ‘사물인터넷(IoT)’의 핵심으로 꼽히는데 “보일러 틀어줘”, “음악 들려줘”, “차량 시동 켜줘” 등 음성 명령만으로도 사물의 작동과 제어를 할 수 있는 만큼 미래 산업에 있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먹거리로도 꼽힌다.

실제로 AI 스피커를 음성 비서로 인식해 활용하는 가정이 늘고 있고, AI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사용 편의성은 높아지고 사용 가능한 단말 역시 증가하는 등 전자제품 제조회사를 비롯해 플랫폼 회사들이 집중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세계에 보급된 AI 스피커는 2억790만대로 전년 대비 82.4%(잠정) 증가했다. 또 올해 AI 스피커의 글로벌 수요는 2억2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AI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 에코가 50% 이상, 구글의 구글홈 30%, 애플 '홈팟'이 4%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SK텔레콤 ‘누구’와 KT ‘기가지니’ 등의 통신사가 주도하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 회사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세대 이동통신이 세계적으로 상용화에 들어가면서 AI 스피커를 통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다양한 업체들과 손잡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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