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GS, 얼음컵 매출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 골프용품 매출도 증가
겨울철 패션업계 효자상품 롱패딩 매출 30% 이상 급감
이디야커피는 지난겨울 대비 아이스커피 판매량이 19% 신장했다고 밝혔다. / 사진 제공 = 이디야커피

[한스경제 변세영 기자] 한겨울 임에도 코트를 입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손에 움켜쥐며 거리를 활보하는 일명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족들이 많아지고 있다. 겨울이 예년보다 따듯해진 덕분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유통가를 중심으로 계절 특수도 사라진지 오래다.

13일 유통가에 따르면 여름철 매출을 견인하는 ‘얼음’의 판매량이 겨울에도 계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1월’은 겨울의 중심이라 불리는 시즌임에도 이 같은 겨울 특수가 사라진 데는 따듯해진 날씨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제주시 낮 최고기온은 23.5도로, 기상 관측 이래 1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서울 역시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하루 평균기온은 전년 동기 대비 2.6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평균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일수도 24일에서 15일로 줄었다.

상대적으로 덜 추운 겨울 환경은 다가올 2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기상청 기후서비스과는 “서인도양과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30℃ 내외로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동아시아 대기 상층의 기온 상승을 나타날 것”이라며 “2월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라고 덧붙였다.

GS25에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얼음컵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빙과류 상품은 8.5%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커피전문점 이디야도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아이스커피 매출이 2018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고 전했다.

날씨가 포근하니 한겨울에 골프 라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덩달아 증가했다. 골프장은 보통 12월 하순경에 폐장이 결정되지만 최근 들어서는 1월초에도 골프 라운딩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날씨가 따듯하다. 경기 북부나 강원도 일부지역에서는 폐장을 준비하던 골프장이 재개장을 하는 경우도 발생해 주요 골프부킹 예약사이트는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유통가에서는 때아닌 골프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부터 이달 9일까지 골프용품은 26% 넘는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이마트에서도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번 달 9일까지 골프용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4% 증가했다.

2020년 S/S 컬렉션을 출시한 패션 브랜드 지유(GU). / 사진 제공 = 지유(GU)

옷차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온라인 패션 커머스 무신사스토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코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코트 위주의 여성 패션은 3.3% 뛰어올랐다.

반면 패딩류의 매출은 급감했다. 높은 단가로 패션업계 효자상품으로 불렸던 롱패딩의 경우 인기가 시들해졌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마트 내 롱패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줄어들었다. 여성 란제리 전문 업체 비비안의 경우에도 홈웨어 부분에서 매출 비중이 달라졌다. 비비안 관계자는 “두꺼운 파자마 매출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2019년 11월~12월까지 얇고 가벼운 기능성 원단의 실내복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포근한 날씨가 점쳐짐에 따라 아직 1월 중순이지만 봄 신상품을 서둘러 내놓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패션 스파브랜드 지유(GU)는 지난 7일 일찌감치 2020 S/S(스프링, 썸머 컬렉션) 신상품을 선보이며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화사한 버터 컬러를 이용한 스프링 니트 세트업 컬럭션으로 소비자들의 취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따듯한 날씨로 계절의 뚜렷한 상징성이 줄어들고 있다”라면서 “과거 겨울 용품으로 특수를 누렸던 업종의 실적이 저조하는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변세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