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젠더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이 때 방송, 가요 등 연예계에서 보여주는 젠더 관념 역시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아이돌 비즈니스에서 성 관념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느냐는 눈여겨 봐야 할 일. 이에 가요계 유명 기획사들에서 배출한 아이돌 그룹들의 프로파일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소녀시대와 함께 가요계에 걸 그룹 바람을 몰고왔던 원더걸스부터 최근 데뷔한 '괴물 신인' 있지까지. JYP엔터테인먼트의 걸 그룹들에게는 다른 이들과 뭔가 다른 당찬 매력이 있다. 솔직함과 당당함을 기본적으로 탑재한 매력적인 JYP엔터테인먼트의 여자들. 물론 이들과 또 다른 개성을 가진 그룹도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트와이스다. 기존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보기 힘들었던 귀엽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가진 트와이스부터 '달라 달라'를 외치는 있지까지. '걸 그룹 명가' JYP의 여자들을 분석해 보자.

원더걸스

성격: 거짓말은 NO! 솔직한 게 최고
특기: 중독성 넘치는 퍼포먼스
관심사: 주로 사랑
연애관: 생각하는 바를 솔직하게 말하자
한 줄 정리: "니가 날 사랑한다니. 어머나. 다시 한 번 말해봐."('텔 미', 2007)

원더걸스와 연애를 한다면 절대 거짓말을 들을 일은 없다. 이들은 사랑을 하면서 변해가는 자신과 상대의 감정을 잘 포착하고 이를 솔직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법을 알고 있다. 대표적인 히트 곡인 '텔 미'만 봐도 그렇다. 짝사랑하던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자 이들은 "어쩌면 좋아. 너무나 좋아. 꿈만 같아서 나 내 자신을 자꾸 꼬집어 봐. 너무나 좋아"라며 적극적으로 기쁜 감정을 표현한다. 식어가는 사랑 앞에서도 "너와 보내는 주말 밤이 아주 달콤할 거라 믿었는데 별 거 없어. 넌 다를 게 없어"('와이 소 론리', 2016)라며 자신이 느끼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술 취해 헤어진 연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도 "나도 미쳤어. 나답지 않았어. 평소였음 할 수 없을 바보짓을 했어. 그래도 넌 멀쩡했잖아. 제정신이었잖아. 차리 받지 않았음 됐잖아"('걸프렌드', 2012)라며 그 와중에도 이성을 챙기고 상황을 분석한다. 부끄러움이나 슬픔 뒤에 숨어 표현을 자제하는 건 원더걸스 스타일이 아니다.

미쓰에이

성격: 솔직 당당
특징: 자존감이 무척 높음
가치관: 앞에서 못 할 짓은 뒤에서도 하지 말자
연애관: 틀에 박힌대로는 안 해
한 줄 정리: "이런 내가 부러워? 부러우면 진 거야."('남자 없이 잘 살아', 2012)

미쓰에이와 연인 내지 친구가 되고 싶다면 기억해야 할 게 하나 있다. 바로 이들은 엄청난 자존감의 소유자라는 것. 괜한 자존심이나 열등감에 공격해 봤자 미쓰에이에겐 씨알도 안 먹힌다. 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사랑을 할 때 무엇을 해 줄 수 있고 없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특히 앞에서 못 하는 말이나 행동을 뒤에서 하는 건 피하는 게 좋다. "앞에선 한 마디도 못 하더니 뒤에선 내 얘길 안 좋게 해. 참 어이가 없어"('배드 걸 굿 걸', 2010) 같은 소리나 듣기 십상이다. 어떤 틀을 세워 가둬놓기 보단 이들이 바라는 게 뭔지 잘 듣고 자유롭게 해 주는 게 좋다. 그러면 "다른 여자완 달라. 뻔한 사랑은 싫어. 내가 더 많이 좋아해도 상관없어 너만 있으면 돼"('다른 남자 말고 너', 2015)라는 최고의 칭찬을 받게 될 것이다.

트와이스

성격: 귀여움 빼면 시체
특기: 애교
관심사: 상대의 관심, 사랑
이상형: 직접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
한 줄 정리: "여자가 쉽게 마음을 주면 안돼."('치어 업', 2016)

JYP의 별종. 트와이스는 이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당당함 빼면 시체일 것 같은 다른 걸 그룹들과 달리 트와이스는 귀여움과 애교로 상대의 마음을 녹이는 다소 수줍은 느낌의 그룹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예쁘고 귀엽다는 걸 알고 있어도 이상하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이 만나 봤지만 사랑에는 서툴다. 그래서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걸. 알게 해주는 사람 기다리고 있는 걸"('우아하게', 2015), "매일같이 영화 속에서나 책 속에서나 드라마 속에서 사랑을 느껴. 사랑을 배워"('왓 이즈 러브?', 2018)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걸 자주 들을 수 있다. "너 같이 매력적인 애가 왜 그렇게 사랑 앞에선 작아지니? 자신감을 가져!"라고 이야기 하면 어떨까. 아마 이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어처구니 없다고 해. 얼굴 값을 못 한대. 전혀 위로 안 돼. 미칠 것 같애."('TT', 2016)

있지

성격: 눈치 같은 건 안 봄
특기: 어디서나 시선 빼앗기
관심사: 세상의 모든 재미있는 일
연애관: 사랑 따위에 목매지는 않지
한 줄 정리: "난 지금 내가 좋아. 나는 나야."('달라달라', 2019)

JYP엔터테인먼트의 막내 걸 그룹이지만 당당함만큼은 최고다. 누군가 외모만 보고 자신을 '날라리' 같다고 해도 "신경 안 써. 아임 쏘리"('달라달라')라고 쿨하게 반응하는 게 바로 있지의 정체성. 이들은 사랑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재미있는 일들 사이를 탐험하고자 하고, 누군가 "철이 없다"고 하면 "철들 생각 없어요"('달라달라')라고 답한다. 있지가 특히 싫어하는 건 특정한 틀에 자신들을 가두는 일. 이들은 "다 나를 위해 하는 말이래. 나조차 나를 모르는데 틀에 날 맞추진 말아줄래"('체리', 2019)라며 자신이 원하는 것, 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요구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진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 너무 차가운데 사회생활 가능하냐고? "차갑게 보여도 어떡해. 쿨한 나니까 눈치 볼 마음 없어"('아이씨', 2019)라는데?

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DB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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