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1인가구의 증가와 쿡방 영향으로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커지면서 식품·유통업체가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1세대 가정간편식의 대표 주자가 라면·컵라면이었다면 2세대는 즉석밥과 ‘3분요리’ 등의 레토르트 식품이었으며, 최근 등장한 3세대 제품군은 기존 제품에 비해 제품의 맛과 원재료 품질을 높인 프리미엄 HMR 제품으로 볼 수 있다.

가정간편식은 '한끼를 대충 빠르게 때운다'는 개념에서 최근에는 '간편하고도 제대로 된 한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0년 약 7,700원 규모이던 HMR 시장은 2015년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는 계속돼 업계에서는 올해 HMR 시장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5.6%였던 1인 가구 비중은 작년 27.1%로 늘어났고 2030년 32.7%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가정간편식 시장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 (단위: 원) 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CJ제일제당, ‘상온대용식’으로 승부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햇반 컵반’을 선보여 현재까지 14종의 제품을 내놨다.

햇반과 국을 한번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국밥 형태 제품과 파우치 형태의 소스를 함께 넣은 덮밥 형태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CJ제일제당은 국밥이나 덮밥, 컵밥류가 속한 ‘상온대용식’ 기존 제품의 취약점이 밥의 맛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번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밥이 맛있는 간편대용식’을 콘셉트로 한 햇반 컵반은 시장조사전문기관 링크아즈텍 기준 복합밥 카테고리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출시 이후 올해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0만개 이상을 기록했다. 상온대용식 시장은 지난해 약 230억원 규모로, 최근 3년간 연평균 46% 가량 성장하고 있다.

최동재 CJ제일제당 햇반팀 총괄팀장은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간편성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맛 품질을 보유한 대용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HMR 제품도 제대로 된 한끼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행을 갔다가 CJ 햇반컵반을 구매했다는 직장인 최재경(24)씨는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돼서 간편했다”며 “14종으로 종류가 많아 선택의 폭도 넓고 뒤처리도 깔끔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건희(26)씨 역시 “가정간편식은 가격대비 질도 나쁘지 않아서 자취생의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며 “1인 가구에게는 간편하고 빠르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어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신세계, ‘피코크’ 성공경험 발판으로 HMR 시장 출사표

신세계는 이마트의 자체상표(PB) 식품 브랜드 ‘피코크’의 성공 경험을 발판으로 오는 9월 중 식품 제조 브랜드(NB)를 출시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충북 음성에 가정간편식(HMR) 공장을 완공한 이후 이마트 PB 제품인 피코크를 본격적으로 확대했다면 올 하반기부터는 자체 브랜드를 갖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고 밝혔다. 기존 이마트 피코크가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로서 다른 유통채널로 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브랜드는 제조업체 고유 브랜드로서 경쟁 유통채널에 진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 출범할 식품 브랜드는 최근 떠오르는 시장인 가정간편식 상품을 주력으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의 식품 브랜드가 선보일 가정간편식은 고급화 전략으로 기존 피코크 가정간편식과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대형마트에서 주로 소비되는 피코크 제품보다 가격은 좀 더 높더라도 품질이 더욱 뛰어난 프리미엄 식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PB 앞세워 HMR 시장 공략하는 유통업계

대형마트를 보유한 유통업체들은 자체브랜드를 내세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간편가정식 전문매장을 별도로 구성하고 현재 300여종의 간편가정식 제품을 900여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싱글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마트내 간편가정식의 매출은 2013년 9.6%에서 지난해 24.4%로 크게 늘었다.

특히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식품본부 가정간편식 부서에서 피코크를 별도 부서로 독립시킬 정도로 주력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피코크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7% 늘며 1분기에만 3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마트도 현재 50개 이상 매장에서 HMR 전용매장을 운영하며 샐러드류, 찌개, 탕류 등 약 600여종의 가정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간편식 매출은 매년 30∼40% 꾸준히 늘어 지난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1월 출시한 자체 간편식 브랜드인 ‘싱글즈 프라이드’ 제품군을 기존 46개에서 100개로 확장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스타 쉐프인 에드워드 권이 참여해 만든 ‘홈셰프’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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