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카오뱅크 IPO, 증시 상장 후 자금조달 위한 금융전문가 필요
업계선 이용우 대표 대신할 금융전문가 영입 예상
카카오뱅크 "아직 정해진 바 없어, 향후 이사회서 결정"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지난 12일 민주당 입당을 이유로 사임함에 따라 향후 IPO 계획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선장이 배를 떠났다. 지난 12일 이용우 카카오뱅크 전 공동대표가 돌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대표이사직을 내놨다. 이에 따라 당분간 윤호영 공동대표가 홀로 카카오뱅크를 이끌게 됐다.

이에 올해 하반기로 예상됐던 카카오뱅크의 IPO(기업공개)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증권 전문가인 이용우 전 대표는 앞선 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카카오뱅크가 올해 하반기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가 이 대표를 대신할 금융 전문가를 새로운 공동대표로 선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최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에 이어 향후 IPO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윤호영 대표 혼자 카카오뱅크를 끌고 가기엔 힘에 부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아직 카카오뱅크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가 갑작스레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일정과 운영방안 등에 대해선 좀 더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15일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용우 전 대표의 사임 이외에 아직 확실히 정해진 사안은 없다"며 "(공동대표 선임이나 단독대표 체제 등) 향후 회사 운영과 관련해서는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이사회 개최 일정 역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전했다.

사임 의사를 밝힌 이 전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선임한 인물로, 카카오뱅크의 IPO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설립시 최대주주였으며, 현재 카카오에 이어 2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과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시작해 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 상무로 증권금융업계로 발을 들였다. 이후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략기획실장,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 등을 역임하며 20년 가까이 증권업을 수행한 이 분야 전문가다.

반면 이 전 대표의 사임으로 카카오뱅크를 홀로 책임지게 된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쪽 인사다. 윤 대표 역시 시작은 금융업계였으나 경력의 대부분은 IT(정보통신)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윤 대표는 보험업계에서 일을 시작해 에르고(ERGO)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커뮤니케이션 경영지원부문장, 카카오 모바일뱅크 태스크포스팀(TFT) 부사장 등을 거치고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아우르는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윤 대표를 이 전 대표와 같은 금융전문가라고 하기엔 IT 분야 경력이 대부분이라, 향후 카카오뱅크의 IPO나 추가 유상증자 등 증권 관련 업무를 살피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윤 대표가 내년 1월 2일까지 남은 임기 동안 카카오뱅크를 홀로 이끌어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 이사회가 새로운 공동대표를 추가 선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 금융 분야 전문가를 새로 영입해 향후 카카오뱅크의 IPO와 상장 후 추가 자금조달 등을 맡길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카카오뱅크의 추가 자금조달은 필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추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조8000억원 이상으로 늘린 상태다.

한편,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가 올 1분기 중으로 IPO를 위한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IPO 대어로 손꼽히는 카카오뱅크를 잡기 위한 IB(투자은행)업계의 물밑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업계에선 전통의 IPO 명가인 NH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위주로 카카오뱅크를 향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카카오페이지 상장 주관사로 선정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경우엔 더욱 각별하다.

다만 전통의 강호인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IPO 주관사 경쟁에 참여하지 못할 전망이다. 현행법상 증권사(이해관계인 포함)가 발행사 주식 등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상장 주관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관계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각각 29%, 5%(-1주)씩 보유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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