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북, 경남 출신 쿠니모토 영입
부산, 안산에서 빈치씽코 영입
경남, 길레르미 네게바 재영입
왼쪽부터 쿠니모토, 빈치씽코, 네게바. 셋의 공통점은 K리그1, K리그2에서 한 시즌 이상 뛰었다는 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구관이 명관이다.’

2020시즌을 앞둔 K리그 팀들에도 통용되는 말이다. 저마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 시즌 농사의 풍작 또는 흉작을 결정할 외국인 선수 영입 방향을 ‘K리그 유(有)경험자’로 설정하는 분위기다.

한반도 지리적 특성상 한 해 계절이 네 번 바뀌고 스플릿 라운드(파이널 A, B)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변수가 유난히 많아진 K리그 환경에 무(無)경험자가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K리그1, K리그2 팀들은 한 번이라도 국내 무대에서 뛴 외인을 중심으로 ‘새판 짜기’에 나섰다.

전북 현대는 9일 쿠니모토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전북 현대

2019시즌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는 외인 보유 한도 3명 외에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소속 선수 1명을 추가 영입할 수 있는 아시아 쿼터를 탁월하게 활용했다. 2018시즌부터 2년간 경남FC에서 활약한 일본 국적 특급 미드필더 쿠니모토 다카히로(23)를 데려왔다. 2009년 아시아 쿼터 도입 이후 많은 팀이 호주 또는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미드필더를 우선해온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쿠니모토는 K리그1 통산 63경기에 나와 7골 4도움을 기록하며 경남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중앙은 물론 측면 미드필더 포지션도 소화한다. 경남 유니폼을 입고 K리그1뿐만 아니라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해 아시아 챔피언 탈환을 노리는 전북에 안성맞춤인 선수다. 전북은 9일 구니모토 영입 소식을 전하며 “패스가 창의적이고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나 ‘닥공(닥치고 공격)’에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빈치씽코는 지난 시즌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FC에서 28경기 9골 3도움을 올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부산 아이파크도 외인으로 유경험자를 택했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FC에서 뛴 브라질 공격수 구스타보 빈치씽코(25)를 품었다. 빈치씽코는 1년 전 안산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발걸음을 내디뎠다. 28경기에서 9골 3도움을 올리며 안산의 5위 돌풍에 힘을 보탰다. 신체 조건(신장 193㎝)이 좋고 포스트 플레이에도 능해 공격 옵션이 다양하다. 2019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경남을 누르고 K리그1에 승격한 부산은 검증을 마친 공격수 영입으로 파란을 예고했다.

다만 빈치씽코가 활약한 K리그2와 K리그1 사이 수준 차이가 존재해 전과 같은 활약을 이어나갈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안산에서 퇴장 2회, 경고 11회라는 불명예를 남긴 터라 조덕제(56) 부산 감독의 조련을 거쳐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날지도 지켜볼 사안이다.

2018시즌 경남 준우승 주역 길레르미 네게바. 2020시즌을 앞두고 경남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쿠니모토를 전북에 보내 전력 차질이 생긴 경남은 지난해 7월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팀을 떠난 브라질 미드필더 길레르미 네게바(28)를 재영입했다. 경남은 14일 “설기현(41) 감독 부임 후 검증된 외인을 찾던 중 네게바를 가장 좋은 전력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네게바의 몸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고 재영입을 추진했고 마침내 다시 경남 품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2018시즌 경남의 준우승 주역 네게바는 지난해 5월 상주 상무 원정 경기에서 전방십자인대와 연골이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에 직면했다. 재활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 경남과 합의를 거쳐 계약을 해지했다. 2시즌 간 K리그1 47경기에 나와 5골 7도움을 올렸다. 부상에서 돌아와 제 기량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그밖에 올해 하나금융그룹 인수로 재창단한 대전 하나시티즌(前 대전 시티즌)도 2017~2018시즌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에 몸담은 호주 장신 수비수 코너 채프만(26)을 영입해 전력 보강을 이뤘다. 채프만의 K리그1 통산 기록은 60경기 2골 4도움이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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