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 진행 중
사진=제주항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는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또 한 번 비상을 노린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이스타항공 인수 소식을 발표하며 LCC 선두 지위를 굳힌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당초 지난해 12월 말 예정됐던 주식매매계약(SPA)이 이달로 미뤄지며 관심이 몰리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인수 소식을 전하며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사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며 이달 내에 SPA가 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있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재무구조 개선을 꼽았다. 2018년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업계 전반에 들이닥친 부진으로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의 양해각서 체결 직후 이행보증금 115억 원을 이스타홀딩스에 지급했고, 이스타홀딩스는 이 중 100억 원을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전환사채(CB) 매입에 사용하여 이스타항공에 운영자금으로 수혈했다.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거래가 종결되면,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가 부실해 인수 절차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2018년 기준 보유한 항공기에 대해 1~5년간 지불해야 하는 리스료는 2626억 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오랜 기간 누적된 적자까지 포함하면 제주항공이 짊어질 부담감은 늘어나게 된다.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 3분기 기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3000억 원 이상으로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0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줄고, 영업손실은 3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제주항공은 자본잠식 단계인 이스타항공 인수에 발벗고 나서며 업계 구조조정 및 초대형 LCC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올해 새로운 LCC 3개가 추가되는데 구조조정 과정이 동시에 수반되고 있다는 점은 희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더디게 인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품을 경우 양대 국적 항공사의 뒤를 바짝 쫓게 된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6개, 국제선 82개로 총 88개의 노선,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5개, 국제선 34개로 총 39개의 노선을 운영 중이다. 기단은 각각 45대와 23대로 총 68대가 된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지난 3분기를 기준으로 국내선 24.8%, 국제선 19.5%가 된다. 이는 작년 3분기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국내선 점유율 23.6%를 앞지르고 아시아나항공(23.0%)의 국제선 점유율을 바짝 따라잡는 수치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항공사업자간 국내 최초의 기업결합 형태인 이번 기회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양사의 경쟁력 제고에 힘쓸 계획”이라며 “뿐만 아니라, 안전운항체계확립과 고객만족도 개선이라는 항공서비스 본연의 목표를 위해서도 양사가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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