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라면 건면’·‘불닭볶음면’ 등 해외서 인기… “정체된 국내 시장 대안 될 것”
농심은 지난해 9월부터 ‘신라면 건면’을 미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농심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라면 업계의 해외 시장 개척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탓에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시장 점유율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6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은 현지에 공장을 추가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 거둔 실적이 회사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은 미국에서 국내 라면 업체 중 가장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수출을 시작한 ‘신라면 건면’이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지난해 3분기 농심의 미국 시장 매출은 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성장했다.

이에 농심은 미국 로스앤젤리스(LA)에 이어 인근 지역 코로나(Corona)에 제 2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올해 초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1년 가동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신라면 건면의 미국 수출을 결정했지만 이정도로 인기를 끌지 몰랐다”라며 “미국에서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제 2공장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선방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17년 사드(THAD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중국내 반한감정이 고조됐지만 농심 라면의 인기는 이를 견디게 하고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게 했다. 한국 기업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농심은 지난해 11월 11일 열린 광군제에서 매출 700만위안(약 11억6000만원)을 기록해 2018년 거둔 500만위안보다 약 40% 상승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늘리고 있다./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중국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광군제에서 국내 라면 매출 1위에 올랐다. 전통의 강자인 농심 ‘신라면’을 꺾고 오른 만큼 중국·동남아 시장에서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삼양식품이 동남아 시장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했기 때문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에게 새로 나올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해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수출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는 중국, 동남아 순이다”라며 “향후 덜 매운 라면을 선호하는 서양 시장도 확장할 수 있도록 제품도 내놓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동남아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전년도의 기록을 이미 뛰어 넘어 5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2018년 오뚜기의 라면 수출액은 4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미 이를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해외시장에서의 라면 인기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에 한계가 있는 국내 시장의 사정과 맞물려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갈 예정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한계는 구조적으로 손을 쓰기 어려운 부분이다”라며 “이를 감지한 라면 업계는 꾸준히 해외진출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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