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을 활용한 스포츠 체험에 참가한 체험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돈을 벌고 싶습니까?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거의 모든 사람은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기업이 이윤 창출을 위해 품질 향상에 몰두하고, 새로운 소비자를 찾아 나서고 지금까지 없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스포츠도 혁신에 혁신을 더하며 우승 내지는 메달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이런 스포츠산업에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그 동안 국회서 '낮잠'을 잤던 데이터3법이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데이터3법이란
 
데이터3법은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 3가지 법률을 통칭한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의 이용 활성화를 통해 신산업 육성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3법은 미래먹거리로 평가 받는 인공지능(AI), 인터넷기반 정보통신 자원통합(클라우드), 사물인터넷(loT) 등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이용 부문에 있어 '날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VR을 통한 스키점프 연습 중인 선수 모습. 미국스키협회 홈페이지

◆ 빅데이터 입고 VR로 훈련…경기장과 훈련장 누비는 4차산업
 
무작정 뛰고 땀흘리며 힘과 기술을 키우던 시절은 지났다. 첨단기술이 스포츠 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빅데이터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경기장과 훈련장 곳곳을 누비고 있다.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은 스포츠 분야에서 강조된다. 빅데이터 등 4차산업기술은 단순히 감에 의존하던 과거를 바꾸며 코치와 스카우트, 선수 모두가 자신의 기량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단적으로 지난해 3월 프로축구 1,2부 팀 대다수는 위성항법장치(GPS)를 기반으로 한 단말기를 선수 몸에 부착했다. 선수들의 전력질주 횟수, 주요 동선, 활동량 등이 계량화됐다. 코칭스태프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선수의 몸 상태와 효용도를 파악한다.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임무를 부여하고 선발과 교체 명단 작성 등에 활용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가운데)이 GPS 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가 대표적이다. 2019시즌 초반만 해도 열세로 평가 받던 키움 히어로즈는 데이터 기반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플레이오프에서 201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를 제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일궜다. 장정석 당시 감독은 팀 투수들과 상대 타자의 전적을 분석해 이른바 '벌떼 불펜'으로 야구판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데이터 야구는 2020시즌 한국야구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새 감독에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는 허삼영 구단 전력분석팀장을 선임했고, KIA 타이거즈는 메이저리그 출신 맷 윌리엄스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롯데도 미국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의 37살 성민규씨를 야구단장 자리에 앉혔다. 모두 ‘데이터 야구’에 능한 이들이다. 이런 추세는 데이터 활용에 능한 40대 중반~50대 초반의 염경엽 SK 감독,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이 2019시즌 성적을 내며 팀을 ‘가을 야구’에 올려놓은 것과 무관치 않다.
 
경기력 못지 않게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데이터 활용에 공을 들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마케팅이다. 팀을 운영하는 본질은 단연 돈벌이다. 티켓 판매량, 후원 수입, 기념품 판매량, 음료 판매액 등은 기본이다. 심지어 경기장에 입장하지 않고 주변에서 쇼핑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등 부동층을 추적해 분석하는 것도 빅데이터의 영역이다. 잠재적 팬을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일, 빅데이터가 바꿀 미래의 경기장 모습이다. 팬의 '니즈(needs)'를 파악한다는 건 결국 돈을 버는 일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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