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독특한 선행 전법 장착한
경상권 다크호스
졸업경주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와 꽃다발을 든 임채빈. /경륜경정총괄본부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데뷔전을 치른 25기 임채빈(29ㆍA1, 수성)이 벨로드롬을 뜨겁게 달군다. 단 세 차례 경주만 펼쳤는데도 경륜 챔피언 20기 정종진(33ㆍSS, 김포)에 대적할 실력자가 나왔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 의심이 확신으로
임채빈이 지난해 말 신인 시범경주 1일 차에서 보여준 대차신 우승을 보며 많은 이가 ‘어쩌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좋았거나 당시 그를 마크하던 25기 안창진(30ㆍB1)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의심했다. 이튿날 2일 차에 임채빈이 추입 전법으로 우승할 때도 그의 진가가 드러나지 않았다. 데뷔전이던 광명 1회 차 경주에서 함께 출전한 선수들이 엄두도 못 낼 경기력을 선보이며 광명 스피돔에 ‘슈퍼 루키’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

◆ 임채빈에 대응 못 한 우수급 강자들
13기 노태경(37ㆍA2, 북광주)은 2018년까지 특선급에서 준강자로 활약했다. 우수급으로 내려왔지만 특선의 빠른 시속에 적응했고 특선급 최고 수준 선행 선수들을 뒤에서 마크해본 경험도 풍부하다. 하지만 데뷔전을 치르는 임채빈의 폭발적인 시속에 대응하지 못했고 마크도 놓쳤다. 하루 뒤 임채빈이 후미에서 마크를 놓칠 뻔한 23기 김준일(30ㆍA1, 김해B)을 배려하며 시속을 한 번 줄이고 가는 진풍경까지 펼쳐졌다. 결선에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24기 왕지현(26ㆍA1, 김포)과 강급 22기 윤현구(29ㆍA1, 김포) 모두 내ㆍ외선에서 따라갈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무너졌다.

훈련 중인 임채빈. /경륜경정총괄본부

◆ 임채빈의 독특한 선행 전법
선행 전법은 물리적으로 마크 선수들과 비교해 체력 소모가 크다. 선두 공기 저항을 그대로 받기 때문이다. 결국 후미에서 힘을 비축한 선수가 직선에서 남은 에너지를 몰아 쓰면 선행 선수가 객관적 기량에서 앞선다고 하더라도 마크 선수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선행은 어느 정도 희생을 각오해야 하는 전법이다. 마크 선수가 쫓아가지 못하고 차신이 벌어질 경우 선행 선수와 같은 공기 저항을 받아 마크 전법 이점이 사라진다. 이것이 임채빈의 선행 전법 요점이다. 폭발하는 순간 시속으로 마크 선수를 따돌린 다음 본인과 같은 공기 저항을 받도록 하는 차세대 선행 전법을 구사한다.

◆ 다크호스의 등장
세대교체에 완벽하게 성공하고 풍부한 선수 자원으로 무장한 수도권, 충청권과 비교해 세대교체 실패와 빈약한 선수층으로 열세에 놓인 경상권에 임채빈이라는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단 한 명이지만 잠재력만 놓고 수도권, 충청권 선수들을 충분히 위협할 수준이다. 큰 경주에서 선두로 나설 선행 선수의 부재로 고전하던 경상권에 임채빈은 매우 든든한 선봉대장이다. 배재국 경륜뱅크 예상팀장은 “데뷔하자마자 SS급에 버금가는 신인이 탄생했다. 지금 경륜을 호령하는 천하의 정종진도 데뷔전에서 이동근에게 추입을 허용했고 정하늘은 우수급에서 김성근, 공민규에게 덜미를 잡혔다”며 “임채빈은 달랐다. 분명 첫 출전으로 어느 정도 긴장했겠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상대 선수를 완파했다. 향후 특선급 판도를 좌우할 강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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