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학범호 2020 AFC U-23 챔피언십 8강 진출
주전과 비주전 사이 구분 없는 더블스쿼드 효과
19일 태국 랑싯에서 D조 2위와 8강전
한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0 AFC U-23 챔피언십 8강에 올랐다. /AFC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이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에 진출했다.

아시아에서 내로라하는 강팀이 모여 예선 통과가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에도 무결점 경기력을 선보이며 ‘죽음의 조’를 벗어났다. 한국이 호성적을 내고 C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배경엔 주전과 비주전 구분이 없는 ‘더블 스쿼드’가 자리한다.

조별리그 3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대표팀 23명 중 그라운드를 밟아 보지 못한 선수는 두 후보 골키퍼 안준수(22ㆍ가고시마 유나이티드)와 안찬기(22ㆍ인천대학교)뿐이다. 김학범(60) 대표팀 감독은 송범근(23ㆍ전북 현대)을 주전으로 계속 기용해 왔다. 수비진 조율과 감각 유지를 위해 쉽게 바꾸지 않는 골키퍼 포지션의 특수성 때문이다. 이는 곧 세 골키퍼를 제외한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 20명이 한 차례 이상 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와중에도 C조 세 팀을 경기력에서 압도하며 완파했다. 사실상 모두가 주전인 셈이다. 김학범호의 특징이자 최대 강점이다.

김학범(왼쪽) 한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김 감독은 12일(이하 한국 시각)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2-1 승)에서 깜짝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9일 중국과 1차전(1-0 승)과 비교해 필드 플레이어 10명 중 무려 7명을 교체했다. 스쿼드를 갈아엎은 격이다. 15일 조 1위 결정전이던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2-1 승)에선 이란전의 6명을 바꿨다. 대변화 속에서도 대표팀 색깔은 유지됐다. 누구라도 기회를 받으면 제 몫을 해냈다. 특히 득점을 주로 담당한 공격수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분류되는 오세훈(21ㆍ상주 상무)과 조규성(22ㆍFC안양)은 각각 3경기(선발 2, 교체 1), 1경기(선발)에 나와 2골, 1골을 뽑아냈다. 쳐진 공격수 이동준(23ㆍ부산 아이파크)도 2경기(선발 1, 교체 1)에서 2골을 터뜨렸다. 로테이션을 돌려도 누구나 득점포를 가동하기에 공격진을 향한 신뢰가 크다. 한국이 3경기에서 기록한 5골 모두 이들의 발끝에서 나왔다.

대표팀이 더블 스쿼드 체제로 간 바탕엔 김 감독의 명확한 목표 의식이 깔려 있다. 김 감독은 3일 간격으로 경기가 펼쳐지는 대회 특성상 선수들의 회복 기간이 짧은 것을 고려해 모두가 주전인 팀을 만들려고 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일부 선수에게만 출전 부담이 집중돼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이란전을 마친 뒤 중국전의 7명을 선발 라인업에서 바꾼 것과 관련해 “우리 선수층이 두껍다. 선수들을 그렇게 만들어 왔다”며 “누가 나가도 제 임무를 다한다는 믿음이 있어 많은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에도 그의 생각은 다르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며 “무엇보다 선수들이 ‘누가 나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 더 좋다”고 밝혔다.

한국은 19일 태국 랑싯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D조 2위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덕분에 우즈베키스탄전이 펼쳐진 이곳에 남아 경기를 준비한다. 김 감독은 “우리 앞에 닥친 경기를 결승전으로 생각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게 팀 전체를 놓고 볼 때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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