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법 개정으로 고객의 카드 결제 구매 내역까지 확인 가능
고객 생활 패턴에 맞춘 '분'단위 마케팅 실시
카드업계가 '데이터 3법' 통과에 맞춰 마케팅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사는 직장인 A씨는 평일 오전 7시 집에서 나와 서울 종로구로 출근을 한다. A씨는 출근 길에 회사 근처 '별다방'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베이글을 산다. 오전 일과를 마친 후엔 점심메뉴를 고민하다 동료와 함께 근처 식당에 가서 제육덮밥과 순두부 찌개를 시켜 먹는다. 식사 후 다시 '별다방'에서 라떼 한잔과 조각 케이크를 테이크아웃해 사무실로 돌아간다. 오후 6시 칼퇴근을 하고 나면 한 달에 5~6번 밖에 가진 않지만, 생각나면 들리는 집 근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편의점에 들려 4캔에 만원짜리 맥주를 사서 집으로 돌아간다. 여기에 하루에 60마리 밖에 튀기지 않는다는 브랜드의 치킨 한마리를 시켜 같이 먹는다.

지금까지 카드사들은 고객이 어떤 매장에서 '얼마'를 결제했는지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9일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용자가 물품을 구매한 세세한 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8년 11월 대표발의한 '데이터 3법'은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 3가지 법률을 통칭한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 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 통계 작성, 연구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가명정보를 상업적 통계 작성, 연구 등을 목적으로 신용정보 주체 동의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더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을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온라인상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규제 및 감독의 주체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변경하는 내용도 담겼다.

일부 신용카드사들은 이미 '데이터 3법' 통과를 대비한 신규사업과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데이터 3법' 법안이 발의된 이후부터 '리브메이트 사업단'을 신설해 법안 통과 이후를 준비했다. 국민카드는 고객의 카드 이용 횟수, 빈도, 내역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를 개발하고 각종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이미 각 부서별 마케팅 고도화에 대한 담당자가 있어 각각 법 개정에 맞춘 특화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지금까진 카드 사용 지역 인근 할인 매장을 안내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매장에 특화된 이벤트를 실시하고, 카드 사용 시간대에 맞춰 애용하는 브랜드의 상품에 맞춘 쿠폰 발급도 가능해진다.

금융업계도 '데이터 3법' 통과를 환영하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신용정보협회,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핀테크산업협회 등 9개 협회는 '데이터 3법' 통과에 따라 금융소비자는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고, 데이터를 읽고 쓰며 분석하는 능력을 갖춘 대한민국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약자인 주부와 청년 등이 제도권 금융으로 포용될 수 있는 한편, 수출기업의 큰 고민인 유럽연합(EU) 적정성 평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도 했다.

9개 협회는 "금융분야는 데이터 3법 통과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으며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하고 권리 보호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실제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 동의제도가 소비자 친화적으로 개편되고, 금융회사의 정보활용·관리 실태를 상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금융소비자를 더욱 내실있게 보호할 수 있게 된다"며 "제도·시스템적인 측면 이외에 마음가짐에서도 저희 금융분야는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더욱 내실있게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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