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세븐일레븐, 벨기에 명품 초콜릿 '고디바' 본격 시판
GS25, 美 프리미엄 벤엔제리스, 판매점포 7000개로 확대
밴엔제리스 아이스크림 / 사진 제공 = 밴엔제리스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아이스크림’의 위상 변화가 심상치 않다. 간단한 후식으로 여겨졌던 빙과를 넘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원료로 만든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읽은 유통가는 발 빠르게 세계 유명 아이스크림 제품을 수입하며 공급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편의점 업계가 프리미엄 제품 공략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고디바(GODIVA)’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기로 했다. 1926년 벨기에에서 탄생한 고디바는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다. 고급 카카오 원두, 프로방스·그리스산 아몬드, 피에몬테에서 자연 건조한 과일 등 최상의 원료를 사용해 명품 초콜릿을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디바의 컵 아이스크림(125ml)은 5,500원으로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에서 판매하는 싱글레귤러(115㎖) 3200원 보다 1.7배 비싼 프리미엄 라인이다.

지난해 8월 편의점 GS25도 ‘벤엔제리스’ 아이스크림을 선보인 바 있다. 벤엔제리스는 지난 1978년 공동 창업주 벤 코언(Ben Cohen)과 제리 그린필드(Jerry Greenfield)에 의해 시작돼 전 세계 파인트 아이스크림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고급 아이스크림이다. 성장 촉진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은 젖소에서 짜낸 우유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합성 향료, 인공색소 등을 쓰지 않는 '내추럴 아이스크림'으로 제품을 프리미엄화 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되자마자 높은 호응에 힘입어 벤엔제리스 아이스크림은 GS25 내 판매처가 24개 매장에서 7000개로 확대됐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대형마트 홈플러스·롯데마트까지 판매에 가세하는 중이다. 벤엔제리스 미니컵(120㎖)은 편의점 기준 4600원이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큰형님 격인 하겐다즈 역시 국내시장에서 연 매출 500억 수준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븐일레븐이 판매하는 고디바 아이스크림. /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찾기 어려운 고가임에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전체 아이스크림 카테고리에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5000원 이상, 하겐다즈, 나뚜루 등) 매출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비중은 지난 2016년 18.4%에서 지난해 24.8%로 6.4%p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마트 역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판매율이 2018년 21.5%에서 지난해 상반기 27.8%로 6.3% 증가했다.

반면 일반 빙과류 시장 매출은 꾸준히 하락세다. 국내 빙과업계 4사(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 매출은 2016년 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4000억원으로 약 3000억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은 일반 빙과류와 비교해 계절의 영향도 덜 받는다. 일반 아이스크림의 하절기(6~8월) 평균 매출 지수(월 평균 매출 100 기준)는 148.0, 동절기(12~2월)는 63.4로 격차가 84 이상이다. 반면 고급 아이스크림은 지수가 각각 106.8(하절기), 96.7(동절기)로 차이가 크지 않아 4계절 디저트로 꾸준한 판매가 이루어진다.

이 같은 소비 형태는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제대로 소비하는 ‘미코노미(나를 위한 소비)’,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더 활기를 띄고 있다는 시각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반값 할인 및 유통사 내 경쟁 심화로 매년 영업이익이 줄고 있지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만큼은 예외다”라면서 “워낙 식품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만큼 업계 차원에서도 제품 개발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변세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