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허웅(왼쪽)-허훈 형제.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난형난제’(難兄難弟)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10 프로농구 올스타전의 백미는 프로농구의 ‘대세’ 허웅(27ㆍ원주 DB)-허훈(25ㆍ부산 KT) 허씨 형제의 맞대결이었다. ‘농구 대통령’허재(55) 전 감독의 두 아들인 두 선수는 용산고-연세대에서 함께 코트를 누볐다. 하지만 프로 입단 뒤에는 줄곧 적으로 대결했다. 이번 올스타전서도 마찬가지였다.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빛나는 허훈은 허훈팀, 형 허웅은 김시래 팀으로 출전했다. 평소 우애가 깊은 형제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양보는 없다.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부터 허웅과 허훈은 "많은 팬이 온 만큼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절대 양보는 없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인 바 있다. 두 선수는 예고대로 이날 한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3점슛 대결에선 형 허웅이 웃었다. 허웅은 예선에서 18점을 기록하며 선전했고, 김강선(오리온)과 서든데스에서 승리하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반면, 허훈은 7점으로 예선에서 탈락했다. 

본 경기에 들어가서도 치열하게 맞섰다. 두 선수는 1쿼터 내내 맞붙으며 치열한 몸싸움을 펼쳤다. 허훈은 허웅에게 막히자, 심판에게 "파울 아니냐"며 애교 섞인 항의를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티격태격 신경전도 펼쳤다. 팬들이 고대하던 두 선수의 1 대 1 대결은 1쿼터 막판에 성사됐다. 암전 속에 열린 형제의 맞대결은 이번 올스타전 최고 장면 중 하나였다. 허웅이 허훈을 상대로 돌파 후 레이업 슛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하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 끝내 골을 넣었다. 곧바로 허훈도 허웅을 상대로 3점슛을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허웅의 판정승. 허웅은 이날 15점을 몰아치며 김시래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에 질세라 허훈도 3점슛 2개 포함 14점을 넣었다.

동생 허훈은 별들의 잔치에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포켓 몬스터' 주제가에 맞춰 깜찍한 댄스를 선보이며 입장했다. 2쿼터에는 김시래(31ㆍ창원 LG)와 함께 심판으로 변신했다. 편파판정을 내려 상대팀 선수에 멱살을 잡히는 등 유쾌한 장면을 연출하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인천=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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