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환경보호를 필수로 생각하는 '필(必) 환경' 선물세트 바람
"선물세트도 극과 극"…9100만원 와인세트 vs 1만원 종합선물세트
현대백화점이 선보인 올 페이퍼 패키지의 과일 선물세트 /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민족대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설 선물세트에 대한 관심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심비’와 ‘필(必) 환경’ 키워드가 대세로 작용하면서 설날 선물세트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날 선물세트의 가장 큰 특징은 환경 보호를 ‘필수’로 생각하는 ‘필(必) 환경’ 인식이다. 현대백화점은 '포장재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과일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교체했다. 또한 업계 최초로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박스’를 도입해 종이박스 재활용을 용이하게 만드는 데 앞장섰다.

롯데백화점은 그룹 내 ‘환경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힘을 쏟아 왔다. 설 선물세트에 재활용이 가능한 보자기를 중심으로 한지, 끈, 노리개 등의 전통 장식을 사용해 한국적 아름다움과 친환경 가치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특허 기술을 적용한 골심지로 내부를 포장한 굴비 선물세트를 선보였고, 한우 선물세트를 재활용이 가능한 보냉 가방에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냉장 식품과 정육에 사용하던 스티로폼을 없애고 종이 박스를 도입했다. 또한 과일 선물세트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충전재를 종이 소재로 바꾸고, 내부 충전재를 물로 채운 친환경 종이 아이스팩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종이 포장재를 60%까지 늘렸고 건강식품 세트도 나일론 천 포장을 대신 분리배출이 가능한 종이로 교체했다.

동원은 구성품의 위치를 조정해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무게를 평균 20% 줄였다. / 사진 제공 = 동원F&B

식품 업계 차원의 노력도 돋보인다. 동원F&B는 자사 선물세트 구성품의 위치를 최대한 줄여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무게를 평균 20% 줄였다. 동원은 이를 통해 연간 40톤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동원 선물세트를 담는 쇼핑백도 겉면에 코팅 처리를 하지 않고 손잡이에 종이만 사용하는 등 친환경에 앞장섰다. CJ제일제당은 불필요한 여유 공간을 줄이고 제품을 고정하는 받침(트레이)을 새롭게 변경했다. 롯데푸드 역시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식용유의 초록색 플라스틱 병을 투명 플라스틱 병으로 전면 교체해 재활용률을 높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환경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소비자들 차원에서도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고 있다”라며 “이런 흐름에 발맞춰 유통 업체들은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고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데 앞으로 더욱 열을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이 선보인 로마네 꽁티 컬렉션 / 사진 제공 = 롯데쇼핑

설 선물에도 어김없는 '양극화' 바람

또 다른 설 선물 트렌드로는 극과 극 ‘양극화’ 키워드를 꼽을 수 있다.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 키워드가 떠오르면서 경기침체 속에서도 받는 사람의 품격을 생각하는 초고가 선물세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롯데백화점은 '프리스티지 선물세트'로 고급 수요를 공략했다. 최상급 참조기로 구성된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 황제'를 200만원에 선보였다. 2009년 보르도 그랑퀴리 1등급으로 구성된 ‘샤또 2009 빈티지 컬렉션 세트’는 2700만원, 프랑스 대통령이 사랑하는 와인 'LV 로마네 꽁띠 컬렉션'는 9100만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도 5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한우세트를 지난 설보다 30% 늘린 5000세트 준비했다. 한우뿐만 아니라 설 선물로 선호도가 높은 굴비도 '특화 소금 굴비'라는 프리미엄 버전으로 지난 추석보다 2~3배 늘려 1200세트를 구비해 프리미엄 수요를 잡겠다는 의지다.

반면 가성비를 무기로 한 명절 선물세트도 꾸준한 인기다. 아모레퍼시픽은 치약4개, 샴푸·린스, 바디워시, 보습비누 2개를 포함한 아모레종합1호를 선보였다. 한 세트안에 총 9개의 제품을 담았지만 9900원이라는 가격을 채택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원도 500ml 카놀라유 2병과 라이트스텐다드참치 3캔을 구성해 1만 2900원짜리 혼합세트 7호로 합리적인 구성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지난 15일 기준 롯데닷컴 과일 선물세트 매출 1위로 1만원대 ‘고당도 한라봉 선물세트 (3kg)’가 뽑히는 등 부담 없는 선물에 대한 수요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e커머스 관계자는 “명절 경기가 장치 침체되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가성비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많다”라면서 “프리미엄층을 사로잡는 초고가 선물세트와 가성비를 만족하는 트렌드의 공존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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