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아난티 코브 전경. 아난티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서울 광화문에서 430km를 운전해야 한다면 가장 먼저 들 생각은 단연 ‘쉬고 싶다’일 것이다. 운전대에 앉아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하고 복잡한 도심과 지체와 정체를 반복하는 고속도로를 5시간여 달렸다. 몸도 마음도 지칠 때 즈음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푸른 바다가 그 동안의 노고에 대한 선물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잠시 후 부산시 기장군 대변항 인근 대지면적 7만5837㎡(2만3000평), 연면적 17만8000㎡(약 54,000평) 크기의 국내 최대 휴양시설인 아난티 코브가 웅장한 자태를 자랑했다. 바쁘고 고됐던 일상과 작별하는 일종의 의식을 행하듯 외부와 단절된 곧고 길게 뻗은 아난티 코브의 드롭 존(drop zone·하차 공간)을 지나 비로소 정문과 마주했다. 아난티 코브가 제공할 망중한의 기대와 설렘을 앉고 첫 발을 내디뎠다.

아난티 타운 전경. 아난티 제공

◆ ‘힐링 끝판왕’휴식을 제공합니다

'작은 만'을 뜻하는 '코브(cove)'처럼 아난티 코브는 1km가 넘는 해안가를 따라 조성한 하나의 마을이다. 마을엔 회원제 리조트인 아난티 펜트하우스와 프라이빗 레지던스 그리고 힐튼 부산 호텔 등 숙박시설 및 다양한 부대시설이 모여 있다. 기존의 휴양 시설처럼 수영장과 산책로는 기본. 여기에 15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한 골목 상가인 아난티 타운과 6611㎡(2000평)의 천연 온천 욕장 그리고 영혼의 안식을 주는 1650㎡(562평) 크기의 서점과 클리닉, 바다를 오롯이 마주하는 채플 홀 등이 있다. 단순히 수영하며 쉬다가는 곳이 아닌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곳. '힐링 끝판왕'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아난티 코브다.

아난티 코브 내 위치한 서점 전경. 박대웅 기자

◆ 책과 대화하는 영혼의 휴식처

바쁜 일상에 지쳐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한다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대던 당신이라면 아난티 코브의 서점은 영혼의 휴식을 제공할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 단일층으로 국내 최대인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의 3분의 1 크기의 대형 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영원한 여행)'가 아난티 코브에 자리하고 있다. 서점 초입에는 '영혼 치료소(soul clinic)'라는 간판이 방문객을 맞는다.

서가의 구성은 독특하다. 베스트셀러와 신간 도서가 잘 보이도록 배치한 여느 서점과 달리 인물, 바다, 환경, 작가 등 크고 작은 50여 가지 주제별로 책이 진열돼 있다. 진열 방식 역시 책 표지가 전면을 향하도록 하고 있다. 진열된 2만여 권을 책을 둘러보며 천천히 꺼내 읽는 과정 자체가 휴식이다. 무슨 책을 사야 한다는 강박은 내려놔도 된다. 도서 검색대 자체가 없다. '무슨 책을 사야 한다' 보다 '이런 책도 있었어?'라는 발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유명 세프의 맛집 등이 자리한 아난티 코브의 아난티 타운 모습. 아난티 제공

◆ 기장서 즐기는 로마 커피와 유명 셰프의 맛집

영혼의 치유소를 빠져 나오면 아난티 타운이 기다리고 있다. 유럽의 어느 거리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일상과 전혀 다른 이국적인 느낌이 시선을 강탈한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김지운 셰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볼피노다. 서울 청담동에 이어 이곳에 문을 열었다. 이어 서울 연희동에 볼 수 있는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의 목란도 아난티 코브에서 방문객들을 맞는다. 이 밖에도 서울 도산공원 앞 일식 다이닝 레스토랑 '무라사키'의 세컨드 브랜드인 캐주얼 일식 다이닝 '자색미학'도 시선을 사로 잡는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난티 코브에만 있는 '로마 3대 커피'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에서 즐기는 라떼의 풍미는 일품이다. 1939년 로마에 문을 연 이 카페는 장작불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난티 코브 내 매장 역시 같은 원두를 사용해 '기장에서 즐기는 로마의 커피'라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핸드메이드 리빙 소품을 파는 '런빠뉴', 플라워 클래스도 진행하는 '트렌드 앤 코', 시승 가능한 패밀리 전동차 브랜드 '디트로네' 등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하울팟'이 운영하는 반려 동물 호텔도 인상적이다.

인피니티 풀에서 바라본 바다. 아난티 제공

◆ 바다를 내 품 안에! 인피니티 풀

이만규 아난티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곳은 없다"며 기장에 아난티 코브를 건설했다. 그만큼 아난티 코브의 주인공은 단연 바다다. 아난티 코브에서 눈 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면 넋을 잃고 하염없이 보게 된다. 고루한 비유 같지만 정말 '그림 같은' 바다가 휴식과 힐링의 완결판처럼 다가온다.

아난티 코브에서 바다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이 또 있다. 1km가 넘는 긴 산책로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탁 트인 너른 바다를 따뜻한 온수 풀(pool)에서 수평선과 마주할 수 있다면 믿어지는가. 야외 수영장인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은 바다와 경계를 거부했다. 풀은 수평선과 나란히 위치한다. 수영장에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생에 다시 없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천연 온천수로 채워진 워터하우스도 아난티 코브만의 시그니처 시설이다. 전체 6611㎡(2000평) 크기에 실내 공간만 4628㎡(1400평)에 달하는 워터하우스에는 다양한 실내 풀과 키즈 풀, 건습식 사우나와 노천탕 등이 있다. 한 번 입수한다면 다시 나오고 싶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쾌적하고 조용하다.

하루 종일 틀어 박혀 책을 읽어도 좋고,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 속에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봐도 좋고, 관조(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 봄)의 바다를 따라 걸어도 좋은 아난티 코브에서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비율을 일컫는 신조어)의 끝을 경험해 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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