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병헌 "정치보다는 그 인물의 감정을 그려보고 싶어 선택"
[인터뷰] 이병헌 "정치보다는 그 인물의 감정을 그려보고 싶어 선택"
  • 최지연 기자
  • 승인 2020.01.21 00:10
  • 수정 2020-01-20 17:50
  • 댓글 0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이병헌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김규평으로 분해 진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김규평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서 대통령(이성민)의 곁을 지키는 인물이다. 실제 있었던 사건 속 실존 인물을 연기했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잘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이병헌은 "정치는 잘 모르는 편이다. 그냥 이야기가 좋고 그 인물이 그려내는 감정을 내가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영화를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 실존 인물 연기 어려웠다고 했는데.
"어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내 개인적인 감정과 생각이 담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갖춰진 틀 안에서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픽션이라면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촬영하는 내내 시나리오 안에서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심리상태와 미묘한 감정에 최선을 다해 몰입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
 
- 외모 싱크로율은 높지 않았다.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싱크로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처음에는 실존 인물과 목소리, 말투까지 똑같이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실존 인물이 가진 감정과 처한 상황만 그대로 표현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헤어스타일과 안경으로만 외적인 싱크로율을 맞췄다"

 
- 머리카락 만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존 인물이 법정에 있는 모습을 참고했다. 실존 인물의 다큐나 여러 영상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늘 정갈하게 가르마를 타서 한 가닥도 내려오지 않게 했던 사람인데 수감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바르지 못하고 자란 머리를 계속 예민한 느낌으로 올리는 걸 참고했다. 그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 이희준과 계속 대립하는데 어땠나.
"이희준 배우가 설정한 걸 몰라서 연기하면서 흠칫흠칫 놀랐다. 소리를 엄청나게 지르고 사람들 있는 데서 면박을 주니까 화가 나더라. 그래서 감정이입이 더 잘 됐다"
 
- 곽도원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곽도원은)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 선수라고 생각한다. 여러 번 테이크를 가면서 매번 다른 호흡으로 연기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양하게 할 수 있을까 신기했다. 서로 대화하는 연기를 할 때는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나도 그 호흡을 받고 던지는데 곽도원 배우는 항상 다르게 하니까 더 긴장했다"
 
- 영화 속 인물끼리 충성경쟁이 치열한데.
"그 당시 사건에 몰입해서 과연 이 인물이 어떤 감정 상태고 이 관계 사이에서는 어떤 생각을 서로 하고 있을까에 대해서만 포커스를 맞추고 연기를 했는데 이게 일반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직장 내에서 일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하는 연기가 특별한 것이 아니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겠구나 싶다"

 
- 로케이션 촬영이 화제 됐는데.
"그 레스토랑이 실제로 창밖에 백악관이 보이는 곳이었다. 그런 장소에서 촬영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기분이 묘했다. 전에도 워싱턴에 가 본 적은 있지만 그렇게 가까이 백악관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발코니에서 한참을 바라보기도 하고 셀카도 찍었다"
 
- 촬영할 때 힘들지는 않았나.
"역대 대통령이 묵었던 곳이고 해외 대통령이 오면 묵는 호텔이다. 굉장히 전통 있는 호텔인데 실제로 1층 식당을 점심시간에 가보면 다 정치인들밖에 없다. 그런 곳의 꼭대기 층 전체를 빌려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게 지금도 신기하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시간 제약이 있다 보니 쉽지 않더라. 몇 시까지 끝내야 한다고 하니까 마음이 조급해서 뛰어다니면서 촬영을 했다. 해외 로케이션은 우리나라에서 촬영하는 것보다 힘든 부분이 항상 있는 것 같다"
 
- 앞으로 실존 인물 중에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딱히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누군가를 영화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힘들었다. 쉬운 일이 아니더라. 실존했던 사람을 조금이라도 왜곡하고 싶지 않다"
 
- 영화 흥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당연히 영화가 잘 되면 좋겠지만 천만을 넘기자. 꼭 천만 영화가 되자 하는 것보다는 손해 본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영화에 참여한 그 누구도 서운해하지 않는 정도로만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연기 계획은 어떤가.
"연기를 계속한다는 건 누군가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계속 노력해서 누군가 찾아주는 위치를 유지하고 싶다. 관객들에게 기대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진=(주)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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