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19일 애초 21일로 예정했던 안치홍(사진)의 입단식을 내부 사정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내부 사정으로 인해 안치홍 선수의 입단식을 잠정 연기하게 됐습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19일 안치홍(30)의 입단식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애초 21일 부산에서 열기로 한 입단식 연기의 표면적인 이유는 '내부사정'이지만,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별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안치홍의 입단식은 설 연휴 이후인 28일 오후 1시 롯데호텔 부산에서 펼쳐진다.
 
돌발 변수로 연기됐지만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안치홍의 입단식은 롯데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롯데가 FA 영입 선수의 입단식을 연 최근 사례는 2017년이다. 주인공은 2011시즌을 끝으로 해외 진출을 선언하며 일본과 미국을 거친 이대호다. 이대호는 4년 150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친정팀' 롯데로 돌아왔다. 이대호는 "롯데가 강한 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이대호는 약속을 지켰다. 복귀 첫 해 첫 홈 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화려한 복귀 신고를 했다. 이후 142경기를 뛰면서 타율 0.320, 홈런 34개, 타점 111을 기록했다. 이대호의 활약을 앞세워 롯데는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7년 이대호만큼 안치홍 역시 2019시즌 15년 만에 꼴찌로 추락한 롯데를 구원할 '키 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치홍은 롯데의 고질적인 문제인 내야 수비 불안, 특히 2루수 부문의 고민을 풀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친정팀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가 입단식에서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는 2014년 붙박이 2루수 조성환(현 두산 코치) 은퇴 후 이렇다 할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정훈과 외인 타자 앤디 번즈(2017~2018시즌)가 그 자리를 꿰찼지만 공수 양면에서 조성환보다 무게감이 많이 떨어졌다. 2019시즌에는 강로한이 2루 베이스를 지켰지만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지난 시즌 롯데의 팀 실책은 114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안치홍 영입은 이런 롯데의 근심을 한방에 날릴 특효약인 셈이다.
 
입단식 자체가 안치홍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KIA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안치홍이 롯데행을 결정한 결정적 계기가 바로 '기회'와 '가치 인정'이다. 성민규 롯데 단장이 안치홍에게 붙박이 2루수로 출전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롯데는 안치홍이 원한 등번호 13번도 안기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영입 당시 롯데 구단은 "리그에서 검증된 2루수인 안치홍을 영입해 타선의 강화와 함께 내야의 치열한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구단과 선수 모두 더 나은 결과를 위해 팬들께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보여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안치홍 또한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보여주신 믿음에 보답하고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안치홍이 2017년 이대호가 보여줬던 것처럼 좋은 활약을 펼치며 '꼴찌'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지 주목 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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