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산체스(위)와 IBK기업은행 어나이.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완전체 전력을 갖춘 여자배구 도로공사와 주포 어도라 어나이(24)가 부활한 IBK기업은행이 후반기 순위 싸움의 핵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프로배구 여자부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을 위한 4주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14일 재개됐다. 후반기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시작됐다. 21일 오전 기준 현대건설(13승 4패ㆍ승점 36), 흥국생명(10승 7패 ㆍ승점 34), GS칼텍스(9승 7패ㆍ승점 28)가 봄배구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하위권 도로공사(6승 11패ㆍ승점 18)와 IBK기업은행(5승 12패ㆍ승점 15)도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최근 신형 무기를 장착했다. 올 시즌 외국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도로공사는 올림픽 휴식기 때 다야미 산체스(26)를 영입했다. 전반기 15경기 중 9경기를 외국선수 없이 치렀던 도로공사는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박정아(27) 등 국내 선수들의 피로누적이 심각했다. 새로 합류한 산체스가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는 18일 흥국생명전에서 29점(공격 성공률 45.31%)을 몰아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토종 에이스 박정아(31점)와 쌍포를 구축하며 연패 탈출의 선봉장 노릇을 했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았던 만큼 발전 가능성도 남겨뒀다. 산체스가 V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도로공사는 후반기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한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에도 후반기 파죽의 8연승으로 정규리그 2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였다. 3위 GS칼텍스와 승점 10 차이로 벌어져 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 13경기를 남겨뒀고, 산체스라는 새로운 동력이 생겼기 때문에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IBK기업은행도 후반기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9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거뒀다. 그간 부진했던 주포 어나이가 부활하면서 선두 현대견설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어나이는 이날 올 시즌 개인 최다인 33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54.24%, 공격 점유율 52.21%에 이르렀다. 모두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어나이는 최근 다섯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45%를 단 한 번도 넘긴 적이 없었다. 지난 14일 흥국생명전에서는 16점을 올렸으나 공격 성공률은 31%에 그쳤다. 결정력이 아쉬웠던 어나이는 이날 모처럼 해결사 구실을 하며 팀을 웃게 했다. 수비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리시브 효율은 50%(4/8)였고, 디그도 팀 내 최다인 15개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우재(54) IBK 기업은행 감독은 "어나이의 활약을 기다렸다. 오늘은 결정력이 좋았다. 어나이의 실력을 믿고 있었기에 의심치 않고 기다려왔다. 실력이 있는 선수임은 틀림없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라고 칭찬했다.

IBK기업은행은 토종 에이스 김희진(29)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탈한 상황이다. 대표팀 합류 전에도 종아리 부상으로 소속 팀 경기에 뛰지 못했던 김희진은 대표팀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라이트로 활약했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뒤 다시 탈이 났고, 약 4주 동안 뛸 수 없게 됐다. 김희진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전적으로 어나이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후반기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는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은 22일 김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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