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개그맨 남보원(본명 김덕용)이 21일 타계했다. 향년 84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남보원이 이날 오후 3시 4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남보원은 연초부터 건강에 이상을 보였으며 이후 회복했지만 다시 의식을 잃는 등 치료와 퇴원을 번복하다가 결국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는 1년 넘게 감기를 앓으면서도 컨디션이 조금 좋아질 때면 계속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해왔다고 한다.

故 남보원은 북한 평안남도 순천 출생으로 1963년 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스타탄생 코미디'에서 1위로 입상하며 데뷔했다. 극장부터 안방극장까지 무대를 가리지 않고 한국 코미디계 대표 주자로 활동하며 오랜 전성기를 누렸다.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든 한 번 들으면 그 소리를 그대로 복사해내는 성대모사 능력과 구수한 평안도 사투리를 바탕으로 한 원맨쇼가 그의 주특기였다. 폭격기 폭격음 묘사, 일왕 히로히토 항복 방송 성대모사 등이 전매특허였다.

이러한 매력으로 2010년 7월 먼저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백남봉과 쌍두마차로 불렸다. 백남봉 역시 구수한 입담과 취객 연기, 성대모사 등으로 원맨쇼의 달인으로 불리며 남보원과 40년 가까이 때로는 라이벌로 때로는 콤비로 인기를 끌었다. 백남봉 타계 당시 남보원은 사흘간 빈소에 찾아 "나보다 어린놈이 먼저 가다니 말이 안 된다. 하늘에서 다시 만나 '투맨쇼'를 하자"며 "하늘에서 잘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은 방송계 원로 중의 원로이기도 하다. 고인보다 나이가 많은 현역 방송인은 송해 정도로 자니 윤과 동기며 故 이주일보다도 선배다.

고인은 2018년 6월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가족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와 43세 늦은 나이에 얻은 딸을 소개하며 "내 인생에는 두 명의 여자가 있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빈소는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되며 장지는 남한산성에 있는 가족묘다. 발인은 오는 23일이다.

사진=OSEN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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