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권순우, 호주오픈 男단식 1회전서
세계랭킹 29위 바실라시빌리에
풀세트 접전 끝에 2-3 패배
끈기와 정신력은 박수받아 마땅
체력ㆍ서브 리시브는 보완점
권순우.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87위 권순우(23ㆍ당진시청, CJ제일제당 후원)가 2020 호주오픈 단식 1회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메이저 대회 첫승을 다음으로 기약했다.

세계랭킹 29위 니콜로즈 바실라시빌리(28ㆍ조지아)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며 투혼을 불태웠지만 체력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끝내 웃지 못했다.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동시에 뚜렷한 과제를 남겼다.

3시간 55분. 권순우가 21일(한국 시각)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에서 바실라시빌리와 경기를 펼친 총 시간이다. 풀세트 장기전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반면 바실라시빌리는 5세트만 6차례 치러 5승 1패 기록을 남긴 만큼 권순우와 비교해 경험이 풍부했고 체력 또한 뛰어났다. 1세트를 가져간 뒤 내리 2, 3세를 내줬으나 다시 4세트에 저력을 발휘하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이어갔다. 끝내 바실라시빌리의 강서브에 고전하고 분위기를 완전히 빼앗기면서 세트 스코어 2-3(7-6<7-5> 4-6 5-7 6-3 3-6)으로 석패했다.

리드를 내준 상황에도 침착하게 자기 경기를 펼친 점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2-5 위기에서 타이브레이크 끝에 1세트를 따낸 건 그의 남다른 집중력과 정신력이 돋보인 장면이다. 2세트 초반엔 어깨 통증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만큼 정상이 아닌 몸 상태로도 풀세트까지 가는 투혼을 보였다. 5세트 경기가 처음인데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체력과 서브 리시브는 보완해야 할 점이다. 풀세트 경기가 없었기에 장기전을 대비하고 나왔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바실라시빌리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체력왕’이라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가 승리하는 데 강점을 보여 상대에 따른 분석을 제대로 하고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바실라시빌리에게 서브 에이스로 22개를 허용한 것도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라인 가까이에 떨어지는 강서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또 불안정한 백핸드도 보완이 시급하다. 63-55로 더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대다수가 백핸드에서 비롯했다.

메이저 대회 네 번째 첫 승 도전도 실패로 마무리됐다. 뚜렷한 과제를 남겼다. 그런데도 호주오픈에서 보여준 패기와 불리함을 뒤집는 끈기는 권순우의 전망을 밝히기에 충분했다.

이상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