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에도 호황인 화장품업계 주가, 애경산업만 ‘지지부진’
신년에도 호황인 화장품업계 주가, 애경산업만 ‘지지부진’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0.01.27 10:30
  • 수정 2020-01-23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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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및 자체 판매채널 미보유로 주가 반등 가능성 낮아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화장품 업계의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애경산업의 주가는 지지부진하고 있다. /애경산업 제공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화장품 업계의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애경산업의 주가는 지지부진하고 있다. /애경산업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주당 8만원을 호가하며 화장품업종 기대주로 꼽히던 애경산업이 공모가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업종이 최근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연일 주가 상승세를 기록 중인 것과 상반된 모양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주가는 지난 23일 기준 전일 대비 300원(-0.93%) 하락한 3만1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18년 3월 애경산업은 공모가 최하단인 2만9100원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단일품목 의존도가 높아 최종 공모가는 낮게 책정됐지만, 상장 첫날 20% 넘게 급등하며 공공행진을 이어갔다.

애경산업 주가는 상장 3개월여 만에 시가대비 3배 가까이 올라 한때 8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당시 수익률은 168%였다. 하지만 작년 8월 가습기 살균제 이슈와 중국시장 업황악화, 면세채널 판매부진, 대표 모델인 견미리 남편 주가조작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주가는 2만8450원 선으로 떨어졌다.

이후 기관과 외국들의 매수로 잠시 반등하던 애경산업 주가는 작년 12월 2만5600원을 기록하며 최저점을 갱신했다. 주가가 3만원대로 상승하면서 차익실현을 노린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의 매각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소식에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진 이달 들어서도 애경산업은 주당 3만5000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업종 대형주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이달들어 52주 최고가에 근접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23일 장마감 기준 21만2500원으로 최근 52주 최고가인 24만500원에 다가가고 있다. 같은 시간 LG생활건강도 134만9000원을 기록해 최근 52주 최고가인 146만6000원에 못 미치지만 준수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책없는 ‘애경산업’, 주가 반등 가능성 희박

애경산업은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서 LG생활건강에 이은 2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고한 위치의 생활용품 사업을 기반으로 애경산업은 상장을 통해 화장품사업까지 영역 확대를 꾀했다. 그러나 화장품사업이 작년 2분기부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애경산업 화장품사업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에이지투웨니스(AGE 20’s)가 배우 견미리를 내세워 선보인 일명 ‘견미리팩트(K팩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분기 견미리 남편의 주가조작 사건이 논란되며 제품 매출에도 타격을 입었다.

에이지투웨니스 제품은 애경사업 화장품 매출 90%를 책임지던 대표 상품이다. 이 상품의 성장세가 꺾인 만큼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AGE 20’s)가 지난 2일 새해를 맞아 에센스 커버 팩트 '2020 럭키 뉴 이어 에디션'을 출시했다. /애경산업 제공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AGE 20’s)가 지난 2일 새해를 맞아 에센스 커버 팩트 '2020 럭키 뉴 이어 에디션'을 출시했다. /애경산업 제공

또 애경산업이 자체 판매채널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애경그룹은 중국정부에서 전자상거래법 시행하면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의 수요가 줄어들 것을 대비해 면세점 채널에 공급 물량을 줄였다. 자체 채널이 없는 경우 중간채널 공급물량은 매출과 직결된다. 때문에 줄어든 공급물량은 실적 감소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애경산업의 영업구조는 항후에도 악재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와 비교해 차별화된 전략이 없는 데다 에이지투웨니스를 대체할 세컨 브랜드 부재,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문제 요인이 산재돼 있기 때문이다.

한한령 해제로 인한 성과도 제대로 반영될지 미지수다. 애경산업은 자체 유통망이 아닌 판매자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전 발주돤 물량으로 매출이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한령 해제시 단기간 ‘어닝서프라이즈’ 형태의 실적 상승세를 기대하기 힘든 점은 애경산업 주가가 단기간 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또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시장이 고가 위주로 편성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애경산업이 에이지투웨니스에 이어 차세대 상품으로 내세운 ‘루나’ 시리즈의 경우 젊은층을 겨냥했다. 젊은층 성향에 맟춰 상품도 고품질 가성비 시장을 노렸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산업 현재 주가는 기업가치 대비 낮게 책정된 점이 있다”며 “하지만 악재 요인도 지속으로 시스템 매도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