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안재홍이 영화 ‘해치지않아’로 돌아왔다. 데뷔 후 첫 상업영화 단독 주연작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안재홍은 그간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미션을 그린다. 안재홍은 수습 변호사이자 망해가는 동물원 ‘동산파크’의 신임 원장이 되는 태수 역을 맡아 코미디부터 진한 감정 연기까지 표현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예민한 태수 역을 위해 체중을 10KG 가량 감량한 안재홍은 “관객들이 태수를 봤을 때 예민한 모습이 잘 드러났으면 했다”고 밝혔다.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다. 영화는 만족스럽게 봤나.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동물 탈을 쓰고 연기한다는 설정 자체가 관객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과제였다. 그 부분이 어떻게 구현됐을지, 관객들을 어떻게 납득시킬지가 궁금했다. 온전한 CG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히 손재곤 감독님이 관객들로 하여금 ‘저게 맞아? 진짜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드신 것 같다. 너무 사실적으로 CG를 구현하면 코미디는 좀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해치지않아’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건네받았다. 일단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을 연출한 손재곤 감독님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예상대로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동물탈의 퀄리티에 대한 고민보다는 이 이야기의 재미와 신선함이 좋았다. 촬영 현장에 가장 먼저 온 건 고릴라(김성오) 탈이었다. 모두가 숨죽이고 트럭 문이 열리는 걸 봤는데 그 때 처음 ‘이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웃긴 상황이 연속적으로 펼쳐질 뿐이지 정극 코믹 연기는 아니다. 태수를 어떻게 해석하고자 했나.

“굉장히 현실적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적인 태수는 이야기의 신박함과 재미를 관통하는 인물이다. 오히려 더 진지하게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다. 절박함, 열등감, 예민함을 잘 가져가고 싶었다. 그걸 잘 표현해야 이 인물이 탈을 쓰고 동물로서 동물원 관람객들을 속이는 마음을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태수와 실제로 닮은 면이 있나.

“나랑 닮은 면이 많다. 나 역시 태수처럼 잡초같이 자란 놈이다. 목표의식과 성취욕이 나와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더 ‘해치지않아’가 흥행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로지 역할을 위해 체중을 감량했는데.

“한 10KG 정도 살을 뺐다. 결핍을 가진 태수의 갈망이 분명하길 바랐고 감독님과 상의 하에 살을 빼기로 했다. 통통한 모습보다는 날카로운 느낌이 있어야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살을 빼기 위해 해산물을 많이 먹고 튀김류를 자제했다. 물을 많이 마셨다. 내가 연기하는 인물에 어울리는 체형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살을 찌고 빼는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동산파크’ 직원들의 팀플레이 영화이기도 하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 간 호흡은 어땠나.

“가족영화를 찍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잘 맞았다. 특히 박영규 선배 같은 경우는 실제로 내 아버지와 동갑이다. ‘순풍 산부인과’가 요즘 다시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는데 여전히 재미있었다. 같이 연기를 하면서 신기했다. 박영규 선배처럼 시대를 관통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 ‘극한직업’과 같은 제작사인 어바웃필름이 제작했다. 생계형 코미디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우리 영화는 굉장히 기분 좋아지는,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전에 보지 못한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다룬만큼 관객들도 편하게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최근에 동물영화가 많아졌지만 이 영화는 동물원에 동물이 없다는 게 특이사항이다. 새로운 이야기와 재미로 가득하다.”

-코미디 연기를 잘 하는 비결이 있나.

“아무래도 내가 ‘족구왕’이라는 독립영화로 주목을 받고 또 ‘응답하라 1988’로 알려져서 코미디 장르를 많이 하는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코미디를 더 잘 소화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친근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나름대로 ‘쌈, 마이웨이’와 같은 드라마에서 사실적인 인물을 연기하려고 했다. 스스로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멜로가 체질’ 같은 경우에는 어마어마한 대사량을 잘 소화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어떤 연기를 할 때마다 ‘잘하자’는 생각보다 그 인물 자체로 보이는 걸 원한다. 캐릭터에 더 잘 녹아들 수 있었으면 한다. 올해 바람은 작품을 통해 완전히 다른 인물로 녹아들고 싶다. 자신감도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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