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승
6경기 ‘전승 우승’ 비결은
더블스쿼드 운용과 변화무쌍 용병술
올림픽까지 남은 과제도 만만찮아
대표팀 2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
한국 23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축구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최초 우승하며 역사를 썼다. /대한축구협회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축구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인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최초 우승하며 역사를 썼다.

개인이 아닌 대표팀 전원이 하나로 뭉쳐 이뤄낸 결과다. 한국이 ‘원팀’으로 대회를 치러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바탕엔 여러 비결이 숨어 있다. 김학범(60) 감독이 이끄는 젊은 태극전사들은 7월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대표팀이란 이름 아래 메달 사냥을 위한 여정에 나선다. 또 다른 목표를 이루려면 장점을 더욱더 극대화하는 한편 최종 예선에서 드러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 더블스쿼드 + 용병술, 김학범호 전승 비결

한국은 최종 예선에서 6경기에서 전승하며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18일 동안 3~4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이 체력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선 덴 김 감독의 ‘더블 스쿼드’ 운용이 자리한다. 김 감독은 매 경기 다른 선발 라인업으로 상대에 맞섰다. 9일 조별리그 C조 중국과 1차전 이후 결승까지 각각 7명, 6명, 8명, 5명, 3명을 직전 경기 선발과 비교해 교체하는 초강수로 상대에 맞섰다. 선수들이 골고루 출전하면서 체력적인 여유가 생겼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덕분에 누가 나가도 제 몫을 해냈다. 김 감독은 12일 이란전을 마친 뒤 “우린 선수층이 두껍다. 선수들을 그렇게 만들어 왔다”며 “누구든지 제 임무를 다한다는 믿음이 있어 많은 변화를 줬다”고 ‘더블 스쿼드’ 운용 이유를 설명했다.

변화무쌍한 용병술도 우승 비결 중 하나다. 김 감독이 조커로 투입하는 선수마다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동경(23ㆍ울산 현대)은 교체로 들어간 세 경기(19일 요르단, 22일 호주, 2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결승골, 추가골, 도움을 올렸다. 공격수 이동준(23ㆍ부산 아이파크)도 조별리그 분수령인 중국전서 조커로 들어가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뽑아내 승리를 이끌었다. 다양한 득점 루트도 주목 받는다. 한국이 대회 기간 넣은 10골 중 3골을 세트피스(프리킥)로 기록했다. 답답한 흐름을 바꿀 강력한 무기의 존재를 증명했다.

요르단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린 미드필더 이동경. /대한축구협회

◆ 골키퍼 와일드카드ㆍ수비진 재정비 시급

전승 우승에 상대적으로 가려 드러나지 않았지만 보완점도 뚜렷했다. 골키퍼 포지션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최종 예선 6경기에 모두 출전한 송범근(23ㆍ전북 현대)이 잔 실수와 미숙한 볼 처리로 위기를 자초했다. 사우디와 결승 전반전 초반엔 볼 터치 실수로 실점할 뻔하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불안함을 보인 송범근은 2019시즌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우려를 씻었다. 하지만 최종 예선에서 또다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올림픽 본선에서 유럽, 남미, 아프리카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선 경험 많은 골키퍼가 필요하다. 와일드카드(23세 이상 3명 추가 선발)로 골키퍼를 가장 먼저 보강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온 이유다. 골키퍼 못지않은 수비진의 불안정성도 보완이 시급하다. 선발 라인업이 자주 바뀐 만큼 호흡이 중요한 수비진도 매 경기 다르게 구성됐다. 이 때문에 상대 역습 때 조직력이 흔들리거나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15일 우즈베키스탄전, 요르단전 실점은 수비진의 호흡 문제가 초래했다. 올림픽 본선에 맞춘 수비진 재정비가 화두로 떠올랐다.

28일 대표팀과 함께 귀국한 김학범 감독. /대한축구협회

◆ 대표팀 남은 일정은

태국에서 최종 예선 일정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금의환향했다. 선수들은 저마다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일군 김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회를 결산한다.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조 추첨식은 4월 2일 도쿄 NHK홀에서 열린다. 16팀을 4개 조로 나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사우디, 호주 그리고 개최국 일본이 본선에 합류한다. 남자축구 경기는 도쿄, 가시마, 미야기, 삿포로, 사이타마, 요코하마 총 6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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