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0대 후반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
6강 플레이오프 진출 노리는 현대모비스 활력소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가드 양동근(오른쪽). /KBL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양동근(39)과 함지훈(36)이 30대 후반 나이에도 변함없는 경기력을 뽐내며 베테랑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동기들이 대개 은퇴하고 제2의 삶을 사는 동안에도 둘은 여전히 코트 위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단순히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닌 전성기 시절과 견줘도 손색없는 경기력과 영향력으로 팀을 이끈다.

2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라운드 경기는 두 선수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난 한판이었다. 양동근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6득점을 올리고 1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의 69-63 승리를 견인했다. 함지훈도 13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마흔을 바라보는 두 노장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이들의 활약 덕에 현대모비스는 홈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겨 35경기 16승 19패로 단독 7위로 점프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팀 최고참인 양동근의 올 시즌 활약은 꾸준하다. 33경기에 나와 평균 26분50초를 뛰고 10.1득점, 2.8리바운드, 4.1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전주 KCC 이지스 원정경기에서도 양 팀 최다인 26득점(6리바운드, 7어시스트)을 뽑아내 팀의 92-83 승리를 이끌었다. 반짝 활약이 아니다. 함지훈도 양동근에 견줘 전혀 밀리지 않는 기록으로 올 시즌 코트를 누빈다. 31경기 평균 28분46초를 소화하고 8.5득점, 5.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남겼다. 많은 나이에도 경기당 30분 가까이 뛴다는 것만으로도 두 베테랑의 자기관리가 얼마나 출중한지를 알 수 있다.

현대모비스 포워드 함지훈(왼쪽). /연합뉴스

올 시즌 현대모비스는 ‘디펜딩 챔피언’ 위용이 사라진 모습이다. 2018-2019시즌 4년 만의 통합 우승을 차지하고 통산 7번째 트로피를 수집했으나 현재는 중하위권이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야 하는 위치다. 여러모로 분발이 요구되는 시즌을 맞는다. 이런 상황에 두 베테랑이 보여주는 경기력은 팀의 활력소다. 젊은 선수가 많은 팀의 중심을 잡고 승리가 필요한 순간엔 결과를 가져오는 결정력을 뽐낸다.

현대모비스는 30일 원주종합체육관으로 원정을 떠나 원주 DB 프로미를 상대한다. DB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어 현대모비스로선 만만찮은 상대다. 다만 LG전을 마친 뒤 나흘의 여유가 있던 현대모비스와 달리 DB는 27일 서울 삼성과 홈경기를 치러 하루 휴식이 모자라다. 체력적인 면에서 현대모비스가 갖는 유리함이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어 5라운드부터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피 말리는 맞대결이 예상된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건재하고 김국찬(23), 박지훈(31) 등 신진 및 중진급 선수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점은 전망을 밝힌다. 여기에 유재학(57) 현대모비스 감독이 수비력만 보고 영입한 에메카 오카포(38)도 국내 무대 적응을 마치고 팀에 서서히 녹아들고 있어 조직력만 갖춰지면 후반기 대반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

이상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