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세운 동메달의 기록을 꼭 깨고 싶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첫 우승이라는 쾌거를 일궈내고 금의환향한 김학범(60) 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도쿄 올림픽(7월 24일~8월 9일)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김학범호는 AFC U-23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고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김 감독이 이끈 한국 U-23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6전 전승으로 우승하며 가뿐히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통산 11번째이자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었다.

김학범호를 맞이하기 위해 현장에는 100여명 이상의 팬들이 운집했다. 고가의 카메라를 든 열성 팬들은 선수단이 도착하기 전부터 진을 쳤다. 한 20대 여성 팬은 꽃다발을 들고 주장 이상민(22)을 애타게 기다렸으며 또 다른 여성 팬은 선수에게 주려고 마카롱까지 사서 왔다. 정몽규(58) 대한축구협회(KFA) 회장과 홍명보(51) 전무 등 협회 관계자들도 선수들을 반기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예정된 시각보다 약 1시간 30분이 지나 모습을 드러냈지만 김 감독과 선수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취재진과 만난 김학범 감독은 “우승은 좋은 일이다. 선수들과 힘을 합쳐서 얻은 우승이라 더욱 값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이내 “매 경기가 고비라고 생각했다. 경기 때마다 선수들을 많이 바꿨다. 쉽지 않은 경기들이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호주와 4강전(2-0 승)이 가장 힘든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마 가장 많이 긴장했던 경기였다. 이기면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하고 지면 3~4위전에서 진검 승부를 펼쳐야 했다. 그래서 선수들도 긴장을 많이 했을 것이다”라며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반드시 호주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떠올렸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에 맞춘 로테이션 전략으로 승승장구했다. 조별리그 이란과 2차전(2-1 승) 때는 중국과 1차전(1-0 승) 선발 명단에서 7명이나 교체하는 파격적인 용병술을 펼쳤다.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2-1 승)에선 6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꿨고 요르단과 8강전(2-1 승)에선 8명이나 변화를 주며 승부수를 띄웠다. 호주와 준결승전에선 5명을 교체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1-0 승)에선 왼쪽 풀백 김진야(22ㆍFC서울)를 오른쪽 윙어로 내보내는 실험을 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고온다습한 기온에 선수들이 사흘 간격으로 이동해야 했다. 숙소와 훈련장 거리도 멀어 경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전술 변화가 필요했다”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과감하게 선발진을 바꿔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취재진은 올림픽에 나설 와일드카드(만 24세 이상 3명) 선발과 관련해서도 질문했다. 김 감독은 “올림픽 조 추첨이 남아 있어 일단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조별리그 상대가 정해지고 상대를 분석한 후 어떤 포지션의 선수가 필요할지 봐야 한다”며 “4월 20일 조 추첨 이후가 돼야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도쿄 올림픽 목표 성적을 두고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성적(동메달)을 뛰어 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다치지 말아야 한다. 부상자가 생기면 최종 엔트리 선발 과정이 꼬일 수 있다. 선수들 모두 다치지 말고 많은 경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인천국제공항=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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