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기업 감정원 "세부담 위력 강해 수도권 0.8% 하락"
민간 주산연 "서울 대기 수요 꾸준…내릴 유인 없어"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통해 시장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더 강한 추가 대책 예고하자 이를 피해간 비규제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집 사기가 어려워 진 서울 등 규제지역을 피해 실수요·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 산하 공기업과 민간 연구기관의 수도권 집값에 대한 전망이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은 2020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수도권 주택가격이 0.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수도권 주택가격이 하락한다면 2013년(-1.12%) 이후 7년 만에 하락 전환이다.

전국의 주택가격도 수도권의 약세 전환으로 전년 대비 0.9%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12.16 대책으로 대출규제와 보유세가 강화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고가 주택의 가격변동이 둔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강화된 보유세가 올해에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세금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시장 조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정원은 "12.16 대책 발표로 고가주택가격의 움직임 둔화가 예상되며,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특히 고가주택 대출규제 등 투자수요가 억제돼 과도하게 상승한 주택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민간 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의 전망은 이와 다르다. 오히려 수도권 집값이 오를 것으로 봤다. 주산연은 지난달 25일 전국 주택 매매값은 보합(0.00%), 수도권 집값은 0.8% 상승 전망을 발표했다. 서울 진입 대기 수요가 꾸준한데다 공급 부족 심리, 학군 수요 집중, 유동성 등 상승 압력요인이 시장 불확실성이 확산됐다는 점을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주산연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총선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등 정책이 맞물리면서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끝나는 2분기가 변곡점이 돼, 내년도 주택시장도 올해처럼 상저하고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주산연의 상승 전망에 손을 들어줬다. 수도권 전체 집값이 오른다기 보다는 수요가 풍부한 서울 강남 및 수도권 핵심지역은 계속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역 또는 상품 따라 시장이 나뉘는 거지 수도권 전체 시장에 대해서의 전망은 큰 의미가 없다"며 "강남권 및 수도권 핵심지역의 경우는 수요가 꾸준하기도 해 상승세가 지속될 것 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재건축 및 신축의 상승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라면서도 "토지보상금 규모와 낮은 금리 등에 의해 집값이 오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가 계속해서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작년과 같은 급격한 상승은 없겠지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황보준엽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