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피처링하며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가수 할시가 다시 한 번 한국을 찾는다. 지난 2018년 8월에 이어 약 1년 6개월 만에 내한 공연을 여는 할시. 특히 이번 내한 공연은 방탄소년단과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슈가스 인털루드' 등으로 협업한 다음 이뤄지는 것이라 국내 팬들의 기대감은 더 높다. 할시는 오는 5월 9일 공연을 앞두고 사전 인터뷰를 통해 방탄소년단과 협업, 내한 공연에 대한 기대감 등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신보 '매니악'에 대해 소개해 달라.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인생의 현시점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과 20대로 살아간다는 것, 실수들, 나이를 먹었기에 더 무거워진 선택의 결과들과 진정한 사랑을 찾고 있는 나에 대한 앨범이다. 한 개인으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내 생각이 바뀔 때마다 앨범이 바뀌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는 다양한 사운드와 스토리가 있고, 앨범을 썼던 당시의 갈팡질팡했던 심경이 고스란히 반영돼 팝, 컨트리,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와 시도를 엿볼 수 있다."

-과거에 힘든 경험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시간들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음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상황이 얼마나 나쁘건 간에 언젠가는 좋아진다는 것, 나 자신이 누군지 몰라도 괜찮다는 것, 그것을 탐구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데 시간을 들여도 괜찮다는 걸 모두 알아줬으면 좋겠다. 창피한 일도 하게 될 것이고 결과가 좋은 일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SNS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를 위한 음악을 만든다면 성장한다는 것, 자신이 누군지 알아가는 과정이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때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음악적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는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팬들이 나와 비슷한 나이대이기 때문에 그들이 겪고 있는 것과 내가 겪고 있는 것이 서로 얽히고 교차점이 있다는 게 좋다."

-이번 앨범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와 함께한 협업곡 '슈가스 인털루드'가 실렸다. 슈가와 협업한 배경과 과정을 이야기해 달라.

"방탄소년단하고 했던 작업은 내 인새 최고의 경험 가운데 하나였다. 그들은 무척 상냥하고 똑똑하고 재능이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 촬영차 한국에 왔었는데 그 때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며 방탄소년단이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찍는지를 볼 수 있었다. 댄스를 비롯해 모든 것에 완벽을 기하는 자세는 내가 만드는 예술에도 그런 완벽성을 기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해 줬다. 물론 각각의 멤버들도 더 잘 알게 됐고, 그들의 성격과 관심사도 알게 됐다. 슈가와 컬래버는 그렇게 성사됐다. 왠지 그의 솔로 음악인 '어거스트 D'에 많은 공감이 됐다. 사적인 내면의 생각과 어두운 면들, 아티스트와 개인을 오가는 고뇌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래서 그 곡을 들었을 때 이번 앨범에 반드시 슈가와 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 속에서 이 곡에 완벽한 사람은 언제나 슈가였다.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

-눈 여겨 보고 있거나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드레이크와 꼭 같이 곡을 해 보고 싶고 숀 멘데스도 좋아한다.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또 신인 아티스트들과 협업도 해 보고 싶다. 내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나를 믿고 함께 작업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나도 누군가 젊고, 커리어를 막 시작하려는, 내가 느끼기에 뛰어난 신인 아티스트에게 그런 역할을 해 주고 싶다."

-한국에 여성 팬이 굉장히 많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성장의 과정은 힘들다는 것, 특히 어린 여성에게 더 그렇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용감해지고 자기 자신에게 친절할 것, 스스로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대하지 말 것을 말하고 싶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팽배한데 그런 압박은 진짜가 아니다. 실수해도 괜찮다. 세상이 다 무너진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것을 뚫고 나올 방법은 언제나 있다. 어릴 적, 나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도전했기에 나는 더 똑똑하고 친절하고 나은 어른이 돼 가는 것 같다.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두 번째 내한 공연이다.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나.

"첫 번째 공연 때 무척 떨렸다. 방탄소년단과 협업하기 훨씬 전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과연 나를 알고 공연에 와 줄지 무척 걱정이 됐는데 우려와 다르게 2500명 이상의 팬들이 공연장을 가득 채워줬다. 그 덕에 멋진 공연을 펼칠 수 있었다. 팬들의 메이크업과 의상도 너무 멋졌던 게 기억에 남는다. 끝나고는 팬들과 만나는 시간도 가졌는데 정말 큰 감동으로 남아 있다. 이번에는 팬들도 그 때보다 많아졌고 앨범도 두 장에서 세 장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더 기대가 된다. 나도 팬들의 기대에 미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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