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모레퍼시픽, 현재보다 주가가 최대 13% 더 떨어질 가능성... 면세점도 중국 보따리상 영향 불가피
마스크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44% 증가, 가글용품 162% 성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안내문. / 연합뉴스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국내에서만 벌써 4번째 확진자가 등장함에 따라 전염병 공포가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유통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4번째 환자로 확진된 55세 한국인 남성은 항공기 및 공항버스 승객, 가족을 포함해 약 172명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 확산에 대한 경계심이 극상하면서 유통가를 중심으로 내수 침체가 점쳐지는 가운데, 가장 먼저 빨간불이 켜진 곳은 화장품 업계와 여행 업계다.

KB증권이 29일 발표한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로 화장품 및 면세점 업종의 매출이 오는 5월까지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KB증권 박신애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향후 2∼3개월간 화장품 및 면세점 업종의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29일 대비 13% 낮은 17만원까지, LG생활건강은 6% 더 떨어진 최대 117만50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올해 2∼5월 사이 중국인 입국자 수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 매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면세 시장은 이달부터 매출에 타격을 입기 시작해 6월 즈음이 되어야 전염병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 하락 예측은 업계에 드리운 어두운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5년 6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국내에 창궐했을 당시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9%, 전월 대비 26.7% 하락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비해 소비자들이 위생에 더욱더 만전을 기하면서 헬스케어와 위생용품 업계는 활기를 띠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1~27일 마스크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44%, 전주 대비 4380% 늘었다. 이 기간 손세정제(핸드워시) 상품 판매량도 전년 대비 2557%, 전주 대비 1673% 뛰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공항을 소독하고 있다. / 연합뉴스

편의점 CU에서는 국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0.4배나 급증했다.

편의점 마스크의 경우 겨울철이면 미세먼지 영향으로 평소 대비 5~8배 매출이 증가하는데, 올 겨울엔 폐렴공포까지 겹치면서 마스크 수요가 예측을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CU 관계자는 “명절 연휴 동안 전국적으로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공항, 터미널, 휴게소 등에서는 마스크가 품절이 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라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제품도 눈에 띄는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CU에 따르면 같은 기간 입안과 목을 헹구는 가글용품 162.2%, 비누와 바디워시 판매량은 각각 74.6%, 30.9% 증가하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와 관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근원지인 중국 상황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없자 국내 유통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한 폐렴의 공포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 소비주 품목과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위생용품 판매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덩달아 사람이 몰리는 곳 보다는 온라인 이커머스를 기반으로 한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언급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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