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 이번에도 낙하산 사장?...노조는 '공개토론회' 요구
예탁결제원, 이번에도 낙하산 사장?...노조는 '공개토론회' 요구
  • 김동호 기자
  • 승인 2020.01.29 14:56
  • 수정 2020-01-29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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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결제원, 29일 임시주총서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차기사장으로 선임
노조 측 "낙하산 인정 못해, 전직원 공개토론회 요구"
부산지역 시민단체도 금융공기업 낙하산 비판, 제도개선 요구
예탁결제원이 29일 임시주총서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차기사장으로 내정했다./예탁결제원 제공
예탁결제원이 29일 임시주총서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차기사장으로 결정했다./예탁결제원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사장에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노조는 물론 시민단체들도 '낙하산' 인사 선임을 반대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노조 측의 거센 반대와 출근저지 투쟁 등으로 인해 진통을 겪었던 만큼 예탁결제원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경우 무려 26일 간 기업은행 본점 집무실 출근을 못하는 등 신임 행장 선임 이후 곤란을 겪었다. 윤 행장은 노조와의 긴 협의를 거쳐 이날 취임식을 갖고,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와 행복한 일터 만들기 등을 약속했다.

예탁결제원은 이날 오전 10시 임시 주총을 열고 이명호 수석전문위원을 차기 사장으로 선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수석전문위원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예탁결제원 차기 사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취임식은 늦어도 내달 초엔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호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후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 내정자는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자본시장조사심의관, 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지냈다.

예탁결제원이 결국 임시 주총을 통해 이 내정자를 차기 사장으로 선임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노조 측은 크게 반발했다. 민주노총 사무금융노동조합 예탁결제원 지부는 앞서 사장 후보 공모 당시부터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22일 이병래 전 사장의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사장 후보 공모에 나섰다.

당시 사장 후보에는 이명호 내정자 외에도 제해문 사무금융노조 예탁결제원 지부장 등이 지원했다.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노조 지부장이 직접 사장 후보 공모에 출마한 것이다. 제해문 지부장은 지난 1995년 예탁결제원 입사 후 주식관리부, 증권파이낸싱부 등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임추위는 결국 이명호 내정자를 단독 후보로 임시 주총에 올렸으며, 이날 해당 안건은 통과됐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성명을 내고 "금융공기업에 대해 관료 낙하산의 자리 대물림은 법조계의 전관예우 비리와 다름없다"며 "내리 3연속 관료 낙하산 사장의 지명은 임추위를 통한 공개모집 취지와 상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당국의 공개사과와 복수후보 추천 의무화, 정보공개 등 제도개선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 운영의 불투명과 불공정성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정보공개 등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예탁결제원 사장 공모에 지원했던 제해문 지부장은 이날 임시 주총에 우리사주 대표로 참석해 사장 선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제 지부장은 "누구든 예탁결제원의 신임 사장으로 역할을 하려면 영혼없는 낙하산 사장이 아닌 내부 구성원으로서, 먼저 조직의 현안과 숙원과제 해결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여야 한다"며 "임추위의 졸속과 불공정을 시정하기 위해 낙하산 단수 후보의 자질과 검증을 위한 전직원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공개토론회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신임 사장의 출근저지는 물론 낙마운동까지도 감행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한편,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역시 예탁결제원의 낙하산 인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지난 28일 '부산금융중심지 금융 공공기관장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퇴직 후 자리보전하는 곳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예탁결제원이 부산에 내려온지 6년 동안 사장은 모두 금융위원회 출신 퇴직공무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부산 이전 금융공기업 기관장은 부산금융중심지 발전을 위해 정부에 쓴소리하고 금융중심지 지원 정책을 강력하게 건의해야 하지만, 낙하산이 임명되면서 그런 역할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면연대는 또 "최근 선임한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도 지금까지 기획재정부 고위 공무원 출신들이 대대로 자리를 이어받고 있고, 다음 달 예정된 한국거래소 상임감사 인사에도 낙하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부산금융중심지 활성화와 지방 금융공기업 발전을 위해 ▲모든 임원 선임 절차와 과정, 평가항목 및 결과를 공개하고 ▲임원추천위원 및 심사위원에 지역 인사를 포함하며 ▲임원 평가항목에 부산금융중심지 활성화 비전 및 의지를 밝힐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