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나금융, 노사 고용안정협약안 반대하고 나서
디지털 보험사 전환 시 인력감축 불가피해
더케이손보 노조, 즉각 반발하며 총력투쟁 예고
 한국교직원공제회의 더케이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고용안정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던 한국교직원공제회의 더케이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고용안정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인수자인 하나금융지주가 한국교직원공제회와 더케이손해보험 노조 사이 구두 합의된 고용안정협약안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직원공제회 역시 노조의 고용안정에 대해 나 몰라라 하고 있어 책임회피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보 노조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 서울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안정 보장 없는 매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 16일 노조와 고용안정협약안을 구두 합의하며 순조롭게 매각이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인수자인 하나금융 측이 협약 내용에 대해 난색을 표하자 그간 오고갔던 고용안정 관련 내용은 모두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당초 교직원공제회와 노조 양측은 정리해고, 희망퇴직 같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하지 않기로 잠정 합의했다. 또 현재 IT·상담직군을 직고용하고 있는 만큼 이들 직군의 외주화를 막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합의안에도 이러한 내용을 명시했지만 하나금융의 반대로 해당 조항이 삭제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노조 관계자는 “이달 20일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이후 교직원공제회 측에 그간 얘기해온 고용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해도 되는지 물어봤다”며 “공제회가 (고용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해도 문제없다고 답변해 투표를 진행 중했지만 하나금융이 노사 간 잠정 합의된 고용합의안을 인정하지 못한다고 통보 하면서 투표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향후 더케이손보를 디지털 전문 보험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어 고용안정을 장담하기 힘들다.

최근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캐피탈, 하나벤처스, 하나생명이 보험전문 플랫폼 회사인 보맵에 85억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며 디지털 보험 시장 확대에 잰걸음이다. 하나금융지주가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위해 더케이손보를 디지털 특화 보험사로 키울 공산이 크다.

이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의 계열사인 하나생명의 임직원이 170명인 반면 현재 더케이손보의 임직원은 총 710명으로 하나생명보다 약 4.1배 많다. 이로 인해 매각 이후 인력감축 및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하나생명은 도급계약으로 콜센터 운영하고 있어 더케이손보 상담·IT 직군을 지금처럼 직접고용하기 곤란하다. 현재 더케이손보의 직원 중 무기계약직은 215명으로 이중 상당수가 콜센터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 28일 있었던 교직원공제회 임원회의에서도 고용안정협약의 체결 지연 등으로 해당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임직원 사기저하, RBC(지급여력)비율 하락에 따른 증자 등의 문제에 노조도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대응하며 노조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일부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지만 외환은행 인수부터 카드사, 증권사 인수 등에서 하나금융은 고용 문제를 잡음 없이 해결한 전례가 있는 만큼 교직원공제회와도 원만히 고용안정 협상을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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