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지생산시설 우한에 없고 중국 내 생산 비중도 크지 않아
펠리세이드·제네시스 브랜드·텔루라이드 판매 호조에 경영실적 개선도 기대
우한 폐렴과 중국 최대 명절 춘절이 길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경우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생한 중국 우한(武漢) 폐렴으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에서 판매가 저조한 관계로 우한 폐렴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중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차가 16%, 기아차가 11%로 높지 않은 규모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중국내 생산공장이 베이징을 비롯해 장쑤(江蘇), 충칭(重慶) 등에 위치해 거리상으로 우한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우한 폐렴 사태의 확대로 중국내 생산이 중단되더라도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 메르스 당시에도 중국과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모두 역성장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실제 소비에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았고 당시 중국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고성장기였기 때문"이라며 "지난 1년 반 가까이 중국 자동차 판매가 역성장을 보이는 등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기저가 낮은 구간에 돌입하는 만큼 월별 판매대수 증가율에는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본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경쟁업체들인 해외 완성차업계와 달리 우한 지역에 생산공장이 없기 때문에 생산 차질도 예상 밖"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공장의 가동률이 이미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일시 가동중단에 의한 추가적인 손실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현대·기아차는 한국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 라인업 확대와 텔루라이드의 인기 등이 실적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현대자동차는 작년 4분기에만 1조24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48.2%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4.5%, 순이익은 851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대차 측은 "팰리세이드, 더 뉴 그랜저 등의 신차 판매 호조, SUV 판매 증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센티브 축소 및 환율 효과가 더해지며 작년 4분기 수익성은 전년 동기대비 크게 향상됐다"며 "GV80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과 함께 아반떼, 투싼 등 주력 차종의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모멘텀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4분기 72만8296대를 판매, 영업이익 5905억을 달성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6%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은 3464억원으로 267.3% 증가했다.

기아차는 중국을 포함한 전체 판매 대수는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고수익 신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한 판매 믹스 개선이, 경영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 중인 텔루라이드는 재고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연간 8만대에서 10만대로 추가 증산할 계획이다. 또 작년 하반기에는 인도에 5번째 해외공장을 가동 중이다. 인도에서만 연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는 중국 일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고, 중국 판매 물량을 동남아 지역으로 돌리며 위기를 넘어서는 중"이라며 "기아차는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에서의 선전으로 매출 상승세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창궐에 도시를 폐쇄하고 대륙 최대 명절인 춘절의 기한을 2월 2일까지 연장했다. 지방마다 춘절 연휴 기간이 상이한데, 상하이(上海)와 광둥성(廣東省)은 내달 9일까지 기업들이 휴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지 우한시가 포함된 후베이성(湖北省)은 2월 13일까지 쉰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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