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 노선 매출 비중 19%로 높아... 사태확산되면 성장세 타격 우려
항공산업 전반으로 비상 걸려... 불확실성에 HDC현산 우려도 제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일제히 중국 하늘길 점검에 나선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시름이 유독 깊어지고 있다. 국적 항공사 중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데다가 HDC현대산업개발에 새 둥지를 튼 지 얼마 되지 않아 변수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25개 도시, 32개 노선에 취항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부터 중국 노선 3개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노선은 현재 주 4회 운항 중인 ▲인천∼구이린 ▲인천∼창사 ▲인천∼하이커우 노선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감염병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됨에 따라 지난 28일부터 전사적 대책본부를 가동해 우한 폐렴 확산을 방지하고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간 중국은 아시아나항공에게 ‘성장의 땅’이었다. 중국은 전체 매출의 20%에 육박하는 등 알짜노선을 담당하며 몸집을 늘려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 4% 순을 기록하며 국적 항공사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높다.

‘여행 큰 손’ 중국 여행객 덕분에 지난해 항공여객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제 여객은 2015년 6143만 명, 2016년 7300만 명, 2017년 7696만 명, 2018년 8593만 명, 작년 9039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고 지난해 중국 노선 여객은 개별 관광객과 인센티브 관광객의 증가로 1843만 명을 기록해 전년과 비교해 14.4% 증가했다.

이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2017년 3월) 이전인 2016년(1986만 명)에 비해서는 7.2% 낮은 수준이나 지난해 11∼12월 실적은 2016년 대비 11% 증가해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항공업계는 지난해 일본 노선이 막히자 중국을 돌파구로 삼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기 때문에 '우한 폐렴'에 따른 노선 중단으로 속수무책 상황에 빠졌다는 평가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은 중국을 바탕으로 성장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아무래도 가장 큰 시장이 중국이다 보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HDC)의 주식매매계약(SPA)체결로 HDC현대산업개발에 새 둥지를 틀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다. 항공산업을 통한 수익확보뿐만 아니라 기존 면세 및 호텔 사업과 연계해 이동 및 숙박 등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터닝포인트'라는 평가와 함께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21일 KTB투자증권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보류'로 변경한 바 있다. 김선미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투자 현금흐름의 변화 및 항공 자회사 매각 여부, 주요 자체 사업의 투자 진행 속도 등에서 불확실성이 발생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적정 가치 판단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이달 초 열린 HDC미래전략 워크숍에서 “가보지 않은 길은 늘 낯설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길을 찾는 훈련을 하다 보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해에는 미국·이란 문제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임한다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허 교수는 “작년 업황 부진이 지속돼 올해는 반등의 해가 되기를 기대했지만, 우한 폐렴으로 항공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며 “항공업계는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길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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