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써니’와 드라마 ‘미생’에서 소탈한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강소라가 사자탈을 쓰고 변신에 나섰다.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수의사이자 소원을 맡아 겉보기에는 까칠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따뜻한 캐릭터로 감동을 선사했다. 사자탈을 쓰고 동물과 사람을 넘나드는 1인 2역 연기를 소화한 강소라는 “평소에도 손재곤 감독님의 팬이었다”며 “캐스팅 라인업을 보고 ‘이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사람이 탈을 쓰고 동물 행세를 한다’는 이야기가 관객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사실 감이 안 왔다. 손재곤 감독과 안재홍, 함께 나오는 배우들의 팬이라서 하기로 한 거다. 촬영하면서 이래서 이 영화가 재밌구나 생각했다. 또 동물 탈의 퀄리티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했다. 탈이 너무 어설프지도 않고 너무 완벽하지도 않게 수공업 느낌이 나도록 잘 나온 것 같다. 실제 동물원에서 보는데 그럴싸했다.”

-소원이라는 캐릭터 구축을 어떻게 했나.

“동물원에 대한 애정이 높은 사람이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북극곰 까만코를 지키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까만코를 지키는 데 삶의 원동력을 느끼며 진지하게 임하려고 했다.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했다.”

-팀플레이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이렇게 찍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편했다. 탈을 쓰는 게 처음에는 불편한데 입다 보면 괜찮다. 화장실 못 가는 거 빼고는. (웃음) 아무래도 카메라가 안 보이니까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촬영했다. 오히려 편하게 있었다. 장시간 쓰고 있지 않아서 힘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겨울에 촬영해서 따뜻하고 좋았다.”

-야생동물을 위해 기부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영화를 접하는 과정에서 (기부에 대해) 알게 됐다. 야생동물이나 멸종 위기 동물들을 위해서 기부하는 건데, 일부 사람들이 야생동물의 가죽을 얻기 위해 덫을 설치해놨다고 하더라. 그 덫을 제거하는 분들의 지원금이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내가 기부한 금액이 쓰이는 걸로 알고 있다. 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어느덧 데뷔 10년이 됐고, 30대가 됐다. 달라진 점이 있나.

“20대에는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았다. 완벽할 수 없는데 완벽하려고 애를 많이 썼던 것 같다. 두려워서 선택에 과감하지 못했던 면들도 있고. 그런데 이제는 나라는 사람이 완벽할 수 없고,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실수가 될 수도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초연해지자는 마음이 생겼고,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공백기 동안에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냈나.

“최근 명상을 시작했다. 명상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나는 먼저 집중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요즘 정보량이 너무 많지 않나. 내가 알아야 할 정보도 있지만,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들도 있다. 걸러낼 건 걸러내고 필요한 것만 받아들이려고 한다. 밥을 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본다든지, 다른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오래 씹게 되고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느끼게 되더라. 작은 것부터 집중을 시작하니 마음이 여유로워지더라. 그런 게 명상의 시작인 것 같고, 아침이나 자기 전에 명상을 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드라마를 많이 해서 영화라는 장르를 더 경험하고 싶다. 작품 수가 없다 보니 더 접해보고 싶다. 또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얘기를 많이 하면서 작업하고 싶다. ‘해치지않아’ 기억이 너무 좋아서 더 그런 마음도 있는 것 같다. 모두 다 친해지고 즐겁게 촬영을 해서 작업 자체를 즐길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영화가 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크게 없다. 지금은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고른다. 항상 민폐 끼치지만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