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스토브리그'가 하루치 방송분을 3편으로 나눠 편성하면서 질타를 받고 있다.

SBS '스토브리그'가 지난 17일부터 60분짜리 본 방송을 20분씩 3편으로 나누고 중간에 2차례 광고를 내보내는 편성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중간광고 한 번은 이해하지만 두 번이나 나오는 것은 극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의견이다.

■ 지상파 방송 쪼개기

SBS는 2016년 'K팝스타6'에 쪼개기 편성을 처음으로 도입했고 이후 MBC와 KBS도 같은 시도로 광고 수익을 늘렸다. EBS 역시 '극한직업''다문화 고부열전''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등의 프로그램을 1, 2부로 편성하며 방송 쪼개기를 도입했다.

현행 방송법과 방송법시행령은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중간광고는 스포츠 경기나 문화, 예술행사 일부에만 허용된다. 하지만 최근 지상파 방송의 수익률이 감소하면서 1편의 방송을 1부와 2부로 나눈 뒤 그 사이에 광고를 삽입하는 전략을 꾀했다. 방송법 73조는 중간광고를 '1개의 동일한 방송프로그램이 시작한 후부터 종료되기 전까지 사이에 편성되는 광고'로 정의하는데 한 회 분량을 여러 개로 나눠 독립적으로 편성한 경우에는 중간에 내보내는 광고가 일반 광고로 인정받는다. 실질적으로 중간광고 형태지만 프로그램 쪼개기라는 방식은 아무런 규제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편성된 쪼개기 방송 사이 광고는 PCM(프리미엄 광고)라는 이름으로 평균 광고 단가의 1.4~1.5배에 달하는 광고료를 받는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17년 37개였던 지상파 PCM 프로그램은 지난해 말 기준 72개로 배 가까이 늘었다.

■ 지상파 방송 조깨기 부작용

수 년 전부터 여러 지상파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쪼개기 편성으로 수익 감소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스토브리그'의 경우 시작은 1부와 2부로 나눠서 방송 했지만 10회부터 총 3부로 나눠 방송했다. 각 방송 시간은 20분이었다. 게다가 18일 방송분은 예고편 앞에 1분이 넘는 광고를 넣어 사실상 4부 편성을 취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더욱 질타를 받았다.

SBS 측은 이러한 편성에 대해 "모바일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영상 시청 패턴이 변화하는 추세라 편성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일환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 시청자들의 시선은 다르다. 첫 회 방송 이후 꾸준하게 시청률이 올랐기 때문에 수익을 위해 드라마 중간에 광고를 더 넣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플랫폼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 첫 화부터 3부로 나눠 편성했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 그저 광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 선택으로 보여진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포맷을 변화 시켰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휴대용 기기로 이용하는 다시보기 서비스는 60분 분량 하나로 업로드 된다는 사실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프로그램 3부 쪼개기는 지난해 SBS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지난해 드라마 '배가본드'에서 처음 시도 했으며 이후 예능 '미운우리새끼'에도 도입했다.

이처럼 지상파 방송의 광고가 편법으로 자행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하는 곳은 없다. 케이블과 종편채널의 경우 중간광고가 시간과 횟수에 제한이 있지만 쪼개기 방송은 제한이 없다는 것에서 형평성 논란도 있다. 방송법 시행령은 45분 이상이면 1회, 6분 이상이면 2회, 90분 이상이면 3회의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각 중간광고는 1분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각 방송국에서 플랫폼 다변화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방송국 내에서는 쪼개기 편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라며 "제작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반해 수익률은 자꾸 줄어드는 것이 실상이기 때문에 변화를 꾀한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를 꾀한다고 해도 과한 쪼개기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좀 더 신중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더했다.

사진=SBS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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