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월 17일 개막 예정인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 놓고 말 무성
글로벌 행사 일정 겹쳐 어려움 토로하는 기업들
우한 폐렴으로 전염 위험성 높은 대규모 행사도 불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한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를 방문해 네이버랩스의 지능형 로봇팔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한국판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로 불리는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이 내달 17일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참여 기업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세계적으로 들썩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사람이 여럿 모이는 대규모 행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오는 17∼19일 사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을 공동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한국 전자·정보기술(IT) 산업 융합 전시회’와 비슷한 성격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참가기업들이 인공지능(AI)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자율주행차 등 혁신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매년 3월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의 성격까지 더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까지 초대한 것으로 알려져 규모가 대폭 커질 전망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은 미국이나 스페인 등 글로벌 국가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보인 제품들을 소개하고 전시해 멀리 해외까지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지난해 1월에 열린 전시회는 개최 전부터 관 주도로 급조된 행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개최일 6일 전에 기업들에게 참여를 알리면서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급하게 전시관을 꾸미면서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1, 2월에는 글로벌 행사가 많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한국판 CES가 더욱 빛을 내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미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신제품이나 혁신 제품을 이미 선보인 후여서 특색있는 제품을 다시 보는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1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한국 전자 IT산업 융합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제품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또 2월 24일에 열리는 MWC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많은 만큼 국내 행사보다는 글로벌 바이어가 몰리는 해외 행사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올해 전시회에 참여해달라는 얘기는 전달받았지만 어떻게 진행할지 규모나 행사 방향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당장 이달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고, 글로벌 행사 일정도 겹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전시회를 열기 위해서는 장비 등을 옮겨야 하는데 2월말에 MWC행사가 있어 어떻게 전시관을 꾸며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가급적 피하고 있는 추세인데, 전시회처럼 대규모 행사에는 사람들이 몰려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부 간담회의 경우에도 사전에 위생마스크나 소독제 등을 준비하는가 하면 행사를 취소하고 나선 상황에서 이번 행사의 취지와 별개로 안전성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면 더욱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행사에는 약 1만여명이 행사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올해 전시회 규모를 코엑스에서 여는 만큼 참여인원이 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한 폐렴으로 인한 공포가 높아짐에 따라 고객들의 실질적인 참여는 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전시회를 참가한 A씨는 “지난해에는 행사장에 사람이 적어서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관람을 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우한 폐렴으로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 있어 특별히 찾아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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