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지 직원 위해 주재원 철수 등 시급하지만 中정부 불이익 우려
홍콩 시민들이 1일(현지시간) 한 상점 앞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전역에 확산된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식품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 주재원 등의 일시 철수 등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중국 정부 등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중국 정부의 방침으로 춘절 연휴까지 연장하면서 현지 업장의 환자 유무도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그룹과 SPC그룹, 오리온과 농심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공장과 점포 등 현지 사업장의 위생 지침 강화에 나섰다. 출장 중인 국내 직원 등은 철수가 시급 하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CJ그룹은 식품·바이오·사료 등 중국에서 공장 2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 마스크 10만장과 손소독제 2000개를 특별 주문해 보낼 예정이다.

지난달 28일부터는 지주사 내 테스크포스 차원의 ‘위기관리위원회’를 긴급 구성했고, 현지 법인장들과 안전 담당자들 간에 실시간 채팅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SPC그룹은 중국에서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점포가 290여개에 달한다. 전 매장에 손소독제 비치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상시 체온 점검을 하도록 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우리 매장이 우한이나 후베이성 지역에 위치한 점포는 없지만 중국 정부 지침에 따르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과 오리온은 각각 4곳과 6곳에서 라면·제과·생수와 파이·스낵류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춘절 이후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풀무원과 대상은 국내 직원들이 아예 중국 출장을 중단하거나 자제하도록 했다.

식품업계에서 중국 내 주재원을 철수시킨 업체는 한 곳도 없다. 국내 직원의 출장을 전면 중단한 곳은 풀무원이 거의 유일하다.

식품업계는 각 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중국 정부에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게 있다. 질병이 잠잠해진 후 시장에 복귀했을 때 이전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다른 원인으로 손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주재원이나 출장 직원, 법인 직원 등을 국내로 철수시키고 싶은 업체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들이 철수할 경우 중국 정부에 오히려 밉보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자국 시장을 떠나는 업체들에겐 향후 시장에 돌아오더라도 예전과 같은 편의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국내 시장에 한계가 있고 중국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거두고 있는 국내 식품업계 상황상 철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공업, 자동차, 건설 등 타 업계도 최근 중국 출장자와 파견자, 주재원 가족 등을 즉시 귀국 조치하거나 현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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