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언태 현대차 사장 "휴업까지 불가피한 비상상황"
/연합뉴스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국내 자동차 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추는가 하면 특근을 취소하는 등 대대적인 생산라인 점검에 나섰다. 이에 하언태 현대자동차 사장은 "휴업까지 불가피한 비상상황"이라고 언급하며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조립공장 전체에서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공정에 설치하는 부품으로, 차량 바닥에 모세혈관처럼 배선을 깔아야 그 위에 다른 부품을 얹어 조립할 수 있다.

차량 모델·트림(등급)에 따라 배선 구조가 모두 제각각이어서 호환이 불가능하고, 종류가 많아 관리가 어려워 국내 공장에서는 통상 1주일치 정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는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의 중국 옌타이(烟台) 공장이 9일까지 가동 중단을 연장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4∼12일 1주일간 평택공장 문을 닫는다.

중국 정부가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제(春節·설) 연휴를 이달 2일까지로 늘린 데 이어 각 지방정부가 기업 연휴를 9일까지로 더 연장하면서 내린 조치다.

현대차 역시 지난 주말 예정했던 울산공장의 팰리세이드 라인 특근을 취소했고, 기아차도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서 차량 생산 감축을 실시하는 등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와이어링 하니스를 납품하는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티에이치엔 등 1차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게 되자 선제 조치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도 일부 차종에서 이미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부족이 시작됐으며 이번주 중 상당수 차종이 재고 부족에 직면하게 돼 전체적으로 생산 라인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공장 게시판에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휴업까지 불가피한 비상상황이다. 휴업시기와 방식은 공장별·라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비상 사태와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앞으로의 생산운영 계획을 당장 밝히지 못하는 부분은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향후 세부 계획이 확정되면 현장에 조속히 공지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도 지난 주말 국내공장에서 예정했던 특근을 모두 취소했다. 한국GM은 와이어링 하니스 문제 때문은 아니며 생산속도 조절을 위해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한국GM 공장은 이번주까지 정상가동될 예정이다.

르노삼성 역시 당장 공장 가동에 문제는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우려해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설명이다.

강한빛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