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DB의 허웅. /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선두권 싸움의 최대 변수는 부상 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주 DB 프로미와 안양 KGC인삼공사는 24승 14패로 공동 선두에 올라 있고 서울 SK 나이츠는 23승 15패로 3위를 기록 중이다. 공교롭게도 이달 열린 경기들에서 선두권 팀들은 모두 핵심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DB의 허웅(27)은 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KGC와 홈 경기 1쿼터 막판 3점슛을 잇따라 성공시킨 뒤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이후 코트를 밟지 못했다. 이상범(51) DB 감독은 “(허)웅이가 트라우마가 있는데 착지하다가 다쳤다. 두경민(29), 김종규(29)도 어쩔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뛰었는데 이런 식이면 체력적으로 과부하가 걸려서 경기 운영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DB의 한 관계자는 3일 본지와 통화에서 “검진 결과 큰 부상은 아니었다. 뼈나 인대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다만 시즌 초반에 부상을 당했던 부위가 다시 다쳤다. 당시 한 달 이상 결장을 했었다. 발목이 살짝 부은 상태다”라고 밝혔다. 복귀 일정에 대한 물음에는 “이번 주 복귀는 어려울 것 같다. 13일 서울 삼성전에 나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상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DB는 이미 윤호영(36)이 1일 열린 서울 SK전에서 손목 부상을 당했다. 그 외에 김태술(36), 김현호(32), 유성호(32) 등도 모두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KGC는 주축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35)의 부상으로 고심에 빠졌다. 그는 2일 열린 DB전 1쿼터 도중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났다. 부상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단 입장에서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큰 고민 거리가 아닐 수 없다. 오세근(33), 변준형(24) 등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는 상태라 KGC는 선수단 부상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SK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김선형(32)은 1일 DB와 경기 도중 오른쪽 손등 골절 부상을 당했다. 향후 3~4주간 결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2일 전주 KCC 이지스와 경기 도중에는 최준용(26)이 무릎을 다쳐 코트를 떠났다. 문경은(49) SK 감독은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 (최)준용이가 많이 다친 것 같다“며 ”코트에서 나와 의무 트레이너들이 테스트를 하는데 힘을 주지도 못하더라.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실제 3일 병원 진단 결과 내측 인대 파열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치료와 재활에 약 8주 이상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빨라도 플레이오프(PO) 기간 복귀하게 되는 셈이다. SK는 안영준(25)도 어깨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다.

DB-KGC와 SK간의 승차는 불과 1경기다. 공동 선두 팀들과 6위 부산 KT 소닉붐의 승차도 6.0경기에 불과하다. 2일 서울 잠실체육관 라커룸에서 만난 서동철(52) KT 감독은 “이제 팀들간 전력은 다 드러났다. 다들 엇비슷하다”고 말했다.

결국 부상 관리를 잘 하는 팀이 순위 싸움에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술 노출이 많이 된 시즌 종반이라 전술적인 변화로 전력을 끌어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팀, 선수들이 보다 열정적으로 코트 위에서 움직이는 팀들이 수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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