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젠더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이 때 방송, 가요 등 연예계에서 보여주는 젠더 관념 역시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아이돌 비즈니스에서 성 관념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느냐는 눈여겨 봐야 할 일. 이에 가요계 유명 기획사들에서 배출한 아이돌 그룹들의 프로파일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방탄소년단으로 전 세계를 휩쓸며 국내 1위 엔터사로 떠오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학교 이야기부터 청춘까지 소년다움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방탄소년단에 이어 엉뚱하면서도 신비로운 소년의 포지션을 가진 투모로우바이투게더까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보이 그룹들은 데뷔 때부터 각기 다른 소년미로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세계적인 스타가 된 방탄소년단과 그들의 직속 후배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지 살펴 봤다.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성격: 생각이 많은 편
특기: 엄청난 무대 장악력
관심사: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그것을 포용하는 사랑
연애관: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한 줄 정리: "우린 빛나고 있네 각자의 방 각자의 별에서."('소우주', 2019)

친구의 형태든 연인이란 형태든 방탄소년단과 어떤 관계를 맺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고전문학부터 현대미술까지 큰 폭의 예술과 철학을 아우르는 이들의 사고를 따라가긴 힘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당신이 어디에 있든, 무슨 생각을 하든, 혹은 당신의 지식의 정도가 얼만큼이든 방탄소년단은 표면적인 이유로 당신을 배척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포용하려 할 것이다. 이들은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선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다양성을 포용하는 법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유 캔 콜 미 아티스트. 유 캔 콜 미 아이돌. 아님 어떤 다른 뭐라 해도 아이 돈트 케어"('아이돌', 2018)이라 할 수 있는 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면 타인의 시선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런 방탄소년단에게 방황하던 소년 시절이 있었음은 평범한 고민들을 안고 사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될지 모르겠다. 데뷔 2년차를 맞은 자신들의 처지를 '2학년'이라 상정하고 "선입견, 악플, 이중잣대, 욕설 그리고 무관심. 선생님 여기도 수능이 있나요. 1등하면 성공한 가수인가요. 그런 것도 좋지만 음악이 하고 싶어요"('2학년', 2014)이라고 노래하던, 방황하고 고민하던 소년들은 이제 자신의 안을 들여다 보고 "여긴 나의 작업실 내 스튜디오. 거센 파도 깜깜하게 나를 스쳐도 절대 끌려가지 않을 거야 다시 또"('블랙 스완', 2020)라며 단단해진 내면을 이야기한다. 방탄소년단이란 파도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언젠간 이런 단단해진 자신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성격: 엉뚱한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생각이 깊음
특징: '괴물', '9와 4분의 3 승강장' 처럼 비현실적인 표현을 자주 씀
가치관: 마법처럼, 게임처럼 순간을 느껴도 좋지 않나요
연애관: 사랑은 흑백이었던 세상을 컬러풀하게 만드는 것
한 줄 정리: "내 손을 꽉 잡아, 도망갈까? 숨겨진 9와 4분의 3엔 함께여야 갈 수 있어."('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2019)

몸은 현실에 있을지라도 마음 속은 마법 같은 일들로 가득하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한 줄로 정리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잠긴 옥상엔 더 괜히 가고 싶어"('뉴 룰스', 2019), "끝이 없는 기말고사 뒤척이며 잠 못 드는 잿빛 도시의 소음"('원 서머', 2019)라며 현실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이야기 하다가도 어느 순간 "모든 무기를 버리고 스탯을 포기한대도 괴물을 살려두면 안 되는 걸까? 네가 영웅이 되고 난 이제 괴물이 될게"('그냥 괴물을 살려두면 안 되는 걸까', 2019)라며 게임 속으로 향하는 이들의 마음을 종잡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마법과 게임 등이 마냥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니다. "내 몸이 미쳤나 봐. 내 머리엔 뿔이 돋아 어떡해 멈출지를 몰라"('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2019)라는 건 어쩌면 성장하며 갖게 되는 새로운 정체성을, "내 흑백 세상 속 넌 빨갛고 파랗게 빛이 나"('캣&독', 2019)라는 건 사랑하는 마음이 주는 아름다운 감정을 표현하는 말일지도. 그러니 엉뚱한 표현들에 놀라 거리를 두진 말자.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누구보다 열심히, 또 진심을 담아 자신이 느끼는 세상을 노래하고 있으니.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