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규 감독의 이름을 딴 유남규탁구전용체육관의 명칭이 변경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탁구의 도시' 부산이 낳은 한국 탁구의 전설 유남규(52) 감독의 이름을 딴 '유남규 탁구전용체육관' 개관 사업이 애초 계획과 달리 '부산 탁구체육관'으로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확인했다. 
 
2015년 부산시는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해양혁신도시에 사업비 40억 원을 들여 전체 면적 1288㎡, 지상 2층 규모의 '유남규 탁구전용체육관' 건립을 추진했다. 부산 영도 출신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을 딴 유남규 감독을 기념하기 위해 유남규 감독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해당 탁구전용구장은 애초 검토했던 내용과 달리 '부산시 탁구전용체육관'으로 11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5년여 동안 '유남규 탁구전용체육관'으로 추진됐던 사업의 명칭이 바뀌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2018년 말 개인 이름을 부산시 소유 시설에 적용하는 것이 적합한지를 두고 재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이후 부산시와 부산시탁구협회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명칭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부산시 탁구전용체육관'이 70%가 넘는 지지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영도에 들어설 예정인 부산시탁구전용체육관 모습. 부산시

유남규 감독이 빠지면서 애초 사업 추진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탁구 꿈나무 선수들이 유남규 감독이나 현정화 감독과 같은 대선배를 롤 모델로 꿈을 키워 부산에서 1988 서울올림픽 탁구의 영광을 재현하도록 하겠다는 의미가 퇴색됐다. 
 
해당 사업은 사단법인 유남규탁구파운데이션을 출범하고 유남규 감독을 대표자로 우수선수 발굴과 육성, 탁구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탁구전용구장을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유남규 감독이 추진 사업에서 제외되면서 우수선수 발굴 및 육성과 저변확대의 주최가 변경되고 말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유남규파운데이션이 경기장 건립 후 선수발굴 및 육성 등을 책임지기로 했지만, 유남규 감독이 사업에서 빠지면서 부산시탁구협회로 이관된 상태"라면서 "부산시탁구협회 주도로 유남규파운데이션을 대체할 법인이 선수 발굴과 육성 등의 업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구계 일각에선 갑작스러운 명칭 변경의 배경에 오거돈 시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탁구계 한 관계자는 "유남규 감독은 전임 시장과 가까웠다"면서 "오거돈 시장 취임 후 전임 시장 때 추진된 유남규탁구전용구장 건립 사업이 유남규 감독이 빠지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런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부산시는 3월 2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2020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개최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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