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뭉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베일을 벗었다. 강렬한 연기 앙상블과 욕망을 좇는 이들의 파국을 그린 범죄드라마가 한 데 어우러져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 김용훈 감독이 참석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을 그린 영화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영화는 지난 2일 폐막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Special Jury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희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친 전도연은 “연희 캐릭터는 이미 대본에 강렬하게 나와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연기할 때는 힘을 빼고 해야 할 것 같았다. 촬영할 때는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며 "너무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돼서 신인 감독이 현장에서 잘 소화할 수 있을가 걱정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니 김용훈 감독 나름대로 고생이 많으셨던 것 같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너무 재미있었다. 찾아가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라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전도연은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정우성에 대해 “태영(정우성)과 연희가 익숙한 연인관계라 관계가 설명돼야 하는 신이었기 때문에 어색하고 어렵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니었다. 막상 촬영을 하고 적응을 하고 태영, 연희 캐릭터가 어우러지고 이해를 하고 즐거워지면서 영화 촬영이 끝나서 찍다 만 느낌이 들었다"며 "아쉽다는 생각을 했고 또 한 번 기회가 된다면 정우성과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우성 역시 전도연과의 첫 연기 호흡에 대해 “전도연과 작업을 늘 기다렸다.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를 직접 확인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다른 작품으로 언제든지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허당기가 있는 캐릭터로 분한 정우성은 “캐릭터의 허점을 극대화하려고 했다”며 “처음 촬영할 때는 김용훈 감독과 스태프가 당황하더라. 현장에서의 정우성을 바라보는 낯선 눈빛과 감정을 극복해내면서 태영을 보여주려고 했다. 누구보다도 태영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그 믿음으로 만들었는데 오늘 영화를 보니 너무 혼자 호들갑을 떤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여정은 “기운이 없는데 너무 많은걸 시킬까 걱정했는데 예상 밖으로 너무 착해서 깜짝 놀랐다. 사실 어떤 역할이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때마침 전도연이 그 틈에 제안을 하더라. 나는 아직 치매를 경험하지 못해서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모르겠더라”라며 “도연이에게 물어봐도 치매 경험이 없으니까 모르더라. 도연이가 '선생님 하던대로 해'라고 해서 도연이의 지도 편달 아래 열심히 연기했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영화는 독특한 전개 방식과 순차적 배열이 아닌 구조로 눈길을 끈다. 김 감독은 “이 영화는 관객이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모는 거였다. 원작이 굉장히 독특한 구조였다. 이런 원작의 구조는 소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래서 영화적으로 구조를 조금 바꿨다. 연희가 중간에 등장하는 구조로 바꾸면서 다시 맞춰가려고 했다. 이 영화가 좀 더 평범한 사람이 펼치는 범죄극이 되길 바랐다”고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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