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쿠팡 '로켓프레시' 최대 2시간 지연… 업계는 주문 맞추기에 총력대응
마켓컬리는 지난 주말(2월 1일~2일) 주문량 초과로 냉장 상품 주문을 조기에 마감했다. / 마켓컬리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일명 우한폐렴)로 인해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를 찾지 않고 온라인쇼핑에만 집중하면서 이른바 ‘새벽배송’에 주문이 폭증함에 따라 덩달아 업체들의 물류망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들 중심으로 주문이 폭주함에 따라 배송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및 편의점을 바탕으로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매장이 생기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사람이 몰리는 장소로 외출하는 대신 온라인 ‘장보기’로 눈을 돌림에 따라, 전날 저녁에 주문해 다음날 아침 물건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서비스 이용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쿠팡은 앞서 1일 주문폭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배송이 최대 두 시간 지연될 수 있다는 양해를 구했다. 배송지연 원인은 당연히 주문폭주다. 지난달 28일 쿠팡의 ‘로켓배송’ 출고량은 지난해 1월 하루 출고량 170만 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330만 건을 기록했다.

마켓컬리도 같은 날 냉장 상품 주문량이 처리 가능한 수준을 넘었다는 이유로 냉장 상품 주문을 조기에 마감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마켓컬리 매출은 매일 평균 20% 이상 늘어났다.

소비자 A씨는 “평소 새벽배송을 문제없이 이용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갑자기 배송이 늦어진다는 연락을 받고 당황스러웠다”라며 “주문이 몰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꼭 필요한 물건이 있었는데 계획에 차질을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쿠팡은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배송이 최대 2시간 지연될 수 있음을 공지했다. / 쿠팡 홈페이지 캡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커머스 업체들의 배송 지연 문제가 앞으로 더욱 심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4일 기준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16명에 달해 전염병 공포가 사그라들지 않자, 이커머스가 늘어나는 주문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새벽배송 1위 업체 마켓컬리는 늘어난 주문량을 따라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연말이나 기획전에 물량이 늘기에 자체적으로 주문량을 따라갈 수 있는 정확한 예측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주문을 조기 마감한 이후 시스템을 확대해 수요를 따라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컬리의 새벽배송은 아침 7시까지 배송을 완료한다. 주문이 많아지면서 원칙을 지키기 위해 배송 기사를 충원하고 있다”며 주문 대란에 대응하고 있음을 밝혔다.

배송 지연을 공지한 쿠팡도 사태 재발 방지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지난달 31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비상 상황"이라며 "재고를 확보하고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정상 운영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신세계도 '새벽배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는 새벽배송 상단 메뉴바 밑에 '저녁 12시까지 주문시 내일 새벽 6시 도착!'이라는 문구의 공지를 띄웠다. 경쟁사가 주문폭주에 내몰리다 보니 서둘러 소비자들에게 공지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새벽배송' 앱 메뉴 상단에 배송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사진=새벽배송 앱 캡처

새벽배송 주문이 큰 폭으로 늘면서 배송 문제가 등장하자 신선식품 품질 관리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새벽배송은 과일, 수산물, 정육 신선식품이 주를 이루다 보니 ‘신선함’이 생명으로 통한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주문이 밀려 배송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해당 문제가 고스란히 품질 저하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신선식품의 품질 불만 컴플레인이 아예 없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아직까지 눈에 띌 만큼 대두된 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주문이 몰리면서 신선식품 배송 시 품질 저하 문제가 최대한 안 생기도록 내부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유통업계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100억원에서 2018년 4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새벽시장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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