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신협회·카드사 질병관리본부와 협조 중
메르스 사태 때 카드 매출 감소한 전례 있어
백화점·영화관 등 온라인 매출 영향 미칠 것
카드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고민에 빠졌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카드사들이 잰걸음이다. 다만 카드업계는 지난 메르스 사태로 카드사용액이 줄어든 전례가 있는 만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적극 협조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우선 여신금융협회와 각 카드사들은 질병관리본부와 비상연락망 체계를 구축·유지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확진자나 접촉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카드사용내역을 요청할 경우 평일은 물론 야간 및 주말, 공휴일에도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불가피한 교육 외 회식이나 회의 등 단체 행사를 지양하도록 했으며 건물 내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세면장에는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예방수칙 및 조치 방법 등을 안내했다.

현대카드 역시 업무공지를 통해 워크샵, 세미나, 집합교육, 회식 등 단체모임을 자제토록 했다. 얼마 전에는 사내 설명회 일정도 연기했다. 또 이메일, 유선, 화상회의 등으로 미팅을 대체하도록 했다.

롯데카드는 대면 접촉이 많은 봉사활동은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물품 후원 등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전 임직원 대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해 외출 시 착용을 권고하며 감염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피해 입은 영세 가맹점을 대상으로 특별 금융지원에 나선다.

이외에도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서 카드 모집인, 고객 센터 상담원 등 전 임직원 대상 감염 예방 용품을 지급 및 상황별 조치 사항 교육을 실시했다. 고객 또는 임직원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재검토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방한 관광객이 감소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내수소비 위축이 카드사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적지 않을 걸로 보인다”며 “3차 감염까지 확인되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가급적 기피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등의 카드 결제승인금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5월 상반월(1~15일)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은 8.1%였으나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5월 하반월(16~31)에는 증가율이 3.2% 그쳤다.

여행·항공사 업종의 카드승인금액도 5월 하반월에는 여행활동이 줄면서 카드승인금액이 전년 동월대비 2.9% 감소했다. 메르스 여파는 6월에도 이어지며 교통(-0.6%), 레져타운(-43.6%), 대형할인점(-6.2%) 등에서 카드승인금액이 감소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방콕 쇼핑’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신종 코로나사태가) 단기간에 카드사 전체승인금액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닐 것 같다”며 “다만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내수 소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추이를 지켜봐야 명확히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