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장기화 시 생산·공급에 차질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환자 긴급 수용을 위해 급조되고 있는 훠선산 병원.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서비스분야 뿐 아니라, 제조분야 등 국내 주요 산업분야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여파로 전자업계도 영향권 아래 들어간 상황이다. 

실제 지난 4일 중국산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현대자동차가 결국 생산을 멈췄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의 전자 업계는 사전 비축 물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지만, 신종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 될 시, 제품 생산 및 공급 등에 차질 우려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춘제 연휴로 멈춘 중국 공장을 오는 10일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다. 재고가 당장 부족하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에 따른 타격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지역의 춘제 연휴를 연장, 근로자 간 접촉 차단을 시도했다. 특히 장쑤성 정부는 다국적 기업의 근로자 연휴 기간을 오는 9일까지 연장했다.

이에 따라 최근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발표한 인공지능(AI) 세탁기·건조기 ‘삼성 그랑데 AI’도 신제품 출시에 따른 점유율 선점 효과가 반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달 말 출시한 건조기 신제품을 중국 장쑤성 쑤저우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들여오는데, 해당 공장이 신종 코로나 탓에 정상 가동하지 못하면서 물량 확보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 공장의 경우 베트남이 제일 큰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공장의 일시 가동 중지가 생산·공급 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사전 비축 물량이 충분해서 이번 잠시 가동 중단에 따른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건조기 신제품 출시 전 국내에 들여온 초도 물량은 약 1만대로 알려졌다. 일부 인기 모델은 판매 재고가 2~3주 수준에 불과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량 확보를 안심할 수 없다.

세탁기, 건조기 등을 비롯, 삼성전자와 비슷한 가전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 LG전자도 아직까지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한국형 제품은 거의 창원에서 만든다”며 “해외 특정 타입 냉장고 이런 것들 외에는 국내 가전 시장 공급에 영향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사의 전자제품 중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소비자들도 이를 체감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이 맘 때면 새학기 시즌을 맞아 노트북 등을 준비하는 고객들은 평소 주문 후 2주면 받던 제품을 지금은 4주가 지나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유통망을 통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일부 노트북 모델 공급이 예년보다 약 2주 늦어진다고 공지했다. 삼성전자는 쑤저우, LG전자는 난징에 각각 노트북 제조공장이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가전 업계의 고심도 늘어가고 있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을 제조하는 중국 소재 공장이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여기에 중·소 가전사들은 냉장고, 에어컨에 들어가는 컴프레서 대부분이 중국에서 조달해 ‘냉매파동’ 우려도 나왔다. 컴프레서는 냉매를 고압으로 압축시키는 핵심 부품으로, 부품이 검역 통과 후 국내 운송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디스플레이 업계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옌타이와 난징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광저우 LCD 패널 공장의 중단도 검토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쑤저우공장을 가동하고는 있는 데 가동률을 이미 낮춘 상태이고, 상황에 따라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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