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는 7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여성 임원 의무 할당
건설업계 '유리천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투데이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여성들의 넘사벽으로 불리었던 건설업계에도 여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미미해 고작 3개사 만이 여성임원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여성 임원이 근무한 기업은 대림산업·현대엔지니어링·SK건설 등으로 나타났다. 3개의 건설사에 각 1명씩만 임원으로 승진해 건설업계 '유리천장'(여성 등 소수 그룹 인원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작년 9월 기준 토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총 임원수는 692명이었다.

세부적으로는 삼성물산 161명, 현대건설 96명, 대림산업 92명, GS건설 55명, 대우건설 37명, 포스코건설 29명, 현대엔지니어링 57명, 롯데건설 82명, HDC현대산업개발 18명, SK건설 65명 등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여성임원은 이정은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 실장(이하 상무), 김원옥 현대엔지니어링 실장, 이현경 SK건설 계약실장 등으로 전체 임원수 대비 0.4%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가입국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은 21.8%였다.

삼성물산은 등기임원 9명에 미등기임원 152명, 총 161명 중 건설 부문 여성 임원은 0명이었다. 다만 패션 쪽으로는 박솔잎 패션 온라인사업담당(이하 상무), 고희진 패션 글로벌소싱담당, 박남영 패션 빈폴사업부장, 이소란 패션 해외상품1사업부장, 김동운 패션 해외상품2사업부장, 윤정희 패션 여성복사업부장 등 여성임원이 다수 포진했다.

일반 직원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토목 부문에서 1316명(기간제 근로자 포함)의 남성 근로자가 평균 6400만원을 가져갔다. 여성 83명이 남성 근로자의 50%인 3200만원을 수령했다. 건축 부문에서는 남성 근로자 643명이 7200만원을, 여성 86명이 330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포스코건설 건축 사업부문 남성 직원은 1868명, 여성은 303명에 불과했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남성이 1319명, 여성이 78명이었다. 건축과 플랜트 남성 근로자 1인 평균 연간 급여액은 5200만원, 6100만원 등이었다. 여성 근로자는 각각 3000만원, 2900만원 등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도 변화는 찾아올 전망이다. 지난달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 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가결됐기 때문이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며 시행시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법인은 시행일로부터 2년 이내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

해당 법안에도 허점은 있다. 여성 임원을 단 한명만 둬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여성 임원 비중을 늘리는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여성 임원이 없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여성 임원 인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면서도 "법안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무래도 3월 주주총회 시즌이 되면 '여풍'까지는 아니지만 작은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건설사 측은 "건설업 특성상 신입 사원 지원부터 여성 인력이 적은 게 사실"이라며 "건설 현장에서는 여성이 적지만 내근부서 등 특정 분야에서는 그렇게 큰 성비 불균형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할당돼 있는 임원수가 있기 때문에 여성 임원 비율을 크게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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