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10여 년동안 활약했던 유럽무대를 뒤로하고 국내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지난달 31일 상호 협의 아래 계약을 해지하며 결별한 기성용(31)이 K리그1 전북 현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4일 스포츠매체 골닷컴은 "기성용이 K리그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면서 유력한 행선지로 전북 현대를 꼽았다.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기성용은 현재 전북 현대와 연봉 및 계약기간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잉글랜드 현지 관계자는 "기성용이 유럽, 중동, 중국 등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복귀를 가장 선호한다"고 전했다. 
 
관심은 전북현대가 제시할 계약조건이다. 기성용은 뉴캐슬에서 208만 파운드(약 32억 원)를 받으며 한국인 스포츠 선수 10위 안에 드는 고액 연봉을 챙겼다. 주급은 6만 파운드(약 9300만 원)로 뉴캐슬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했던 그는 2009년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에 입단한 후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등에서 활약했다. 
 
K리그 구단 중 기성용이 원하는 수준의 몸값을 맞춰줄 재정 여건을 가진 구단은 많지 않다. 2018시즌을 기준으로 운영비로 300억 원 이상을 지출한 구단은 전북 현대(운영비 417억 원)와 기성용의 친정팀인 FC 서울(346억 원), 수원 삼성(315억 원) 3곳뿐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287억 원을 쓴 울산 현대가 K리그 '큰 손'에 포함될 수 있다. 
 
전북 현대만 유일하게 400억 원대 운영비를 지출했다고 해서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로 손꼽는 EPL에서 10여 년간 활약한 즉시전력감인 기성용을 쉽게 영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큰 손' 몇 개 구단을 제외한 모든 구단이 허리띠를 조르며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골몰하는 상황에서 전북 현대만 홀로 '마이 웨이'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 현대 코칭스태프와 구단 경영진 그리고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은 궁극적으로 같은 목표로 기성용 영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북 현대는 현상 유지를 넘어 전력 보강으로 이적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배경에는 팬을 위한 구단 운영의 필요성 증대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 국가대표팀 주장 '캡틴' 기성용이 국내 프로축구 전북 현대로 이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현대는 최근 수년간 평균 관중 2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좀처럼 '2만 명의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우승을 차지한 2019시즌 전북 현대가 홈에서 치른 19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은 찾은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3937명으로 승격 2개 팀을 포함해 14개 팀 중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FC 서울로 19차례 홈 경기에 모두 32만4162명의 관중이 방문해 경기 당 평균 홈 관중 1만7061명을 마크했다. 
 
하지만 연고지 및 홈 구장 인구 대비 평균 관중 비율을 따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북 현대가 연고로 하는 전라북도의 인구는 181만8917명이며 홈 구장이 있는 전주시 인구는 65만4394명이다. 연고지 인구 대비 평균 관중 비율을 산출하면 전라북도를 놓고 보면 0.77%, 전주시만 따지면 2.13%다. 각각 K리그 전체 4위와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홈 경기당 평균관중 1위를 차지한 FC 서울의 연고지와 홈 구장 인구(972만9107명) 대비 비율은 0.18%로 전체 12위다. 모든 면에서 최고의 조건을 보유했지만 관객 동원에선 아쉬운 수치다. 2019시즌 전북 현대는 우승, FC 서울은 3위를 차지했다. 결국 전북 현대의 성적은 팬을 만족시켰고, 팬들은 자연히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등 선순환적 상생 생태계를 구축한 셈이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전북 현대 팬을 비롯한 축구 팬은 현대자동차의 잠재적 소비자다. 전북 현대의 활약은 현대차의 긍정적 이미지로 이어진다. 여기에 전북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참가하며 활동 범위를 아시아 전역으로 넓히는 만큼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역 확대를 위한 투자적은 측면에서도 기성용은 탐내기에 충분한 카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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